장병훈 K-water 충북지역협력단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세계 최고 수준의 수돗물을 누구나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요금을 살펴보면 미국, 유럽, 일본 등 OECD 주요 선진국 대비 1/2~1/5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 어디를 다녀 보아도 우리나라와 같이 깨끗한 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21년 환경부 상수도 통계의 수도요금을 살펴보면, 특·광역시는 ㎥당 650원에 불과한 반면, 군 단위 지역은 965원에 달하고 있다. 유수율 또한 93%와 68%로 도·농간 지역 격차가 크다. 여기서 유수율이란 정수장에서 생산하여 공급된 총 수량 중 누수되지 않고 가정으로 전달된 수량의 비율을 말한다. 1908년 한강 뚝도 정수장이 준공 후 약 11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상수도 보급률은 99.4%로 OECD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그러나 총 22만8천㎞에 달하는 상수도관 중 21년 이상 경과된 노후관이 7만9천㎞로 34.8%을 차지하고 있어, 노후로 인해 땅 속으로 새는 수돗물이 연간 6.9억㎥이나 된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해도 연간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K-water는 이러한 도·농간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 해마다 땅속으로 새는 누수량을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환경부, 지자체와 함께 노후 상수관망과 정수장을 정비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여 누수를 막고 상수도 재정의 악순환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지역 간 먹는 물 서비스 격차를 줄임으로써 국민 물 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충북 지역도 수도시설 현대화를 통한 지방상수도 선진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water 충북지역협력단은 2018년부터 충북 6개 지자체에서 지방상수도 시설 현대화와 SWM(스마트 물관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6개 지자체가 예정대로 목표 유수율 85%를 달성하면 연간 523만㎥의 누수를 저감하여 141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55,700명의 국민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어느덧 총 사업 기간 5년 중 마지막 해를 맞이하고 있는 옥천 및 영동 현대화사업은 최근 유수율이 각각 86.0%와 84.3%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water 충북지역협력단은 지난해 충북지역 4개 지자체와 ‘지방상수도 운영효율 제고’를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협약에는 기존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의 성과를 유지하고 지방상수도의 효율적 운영관리를 위한 사업진단과 방안을 도출하는 한편, 지역 내 취약계층의 물 복지 지원을 위한 무료 수질검사 등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부도 금년 1월 24일 개최된 ‘통합 물관리 비전 선포식’에서 2022년 하천관리 일원화 이후 물관리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먹는 물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는 등 차별 없는 물 복지 실현을 강조한 바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물 전문 공기업인 K-water가 수도 시설과 물 환경을 개선하여 국민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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