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각 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 김용각 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 김용각 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흩뿌리는 벚꽃잎의 향연이 끝난 지금, 울긋불긋 영산홍을 비롯한 갖가지 꽃들의 색들로 도시가 채워지며 옷도, 마음도 가벼워진 시민들의 눈길을 한껏 받고 있다. 항상 제자리에 있었건만 비워진 마음으로 보니 더 아름답고 새로운 느낌이다.

지난달 대선에 이어 지선이 한 달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별로 후보도 정해지고 있어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는 시점이다. 이 즈음 각 후보별로 다양한 공약이 만개한 영산홍처럼 넘쳐나고 있지만 그냥 선거를 위한 구색 맞추기로 치부되며 대부분 선거가 끝나면 흩뿌려졌던 벚꽃잎처럼 다 사라져버리기 일쑤이다.

정당과 무관하게 이런 공약을 유심히 살펴보면 의외로 반짝이는 정책이나 사업이 꽤 발견된다. 물론 현실적인 예산수립이나 정치적 관계 등에 따라 사장될 우려가 있으나 지속적인 연구와 협의를 통해 다듬는다면 좋은 정책이나 사업이 되리라 기대해봄직 하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도시는 유기체이다. 각각의 기능과 역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기 위해 서로 존중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거대한 인격체이기도 하다. 세월이 흐를수록 도시의 규모는 거대해지고 있다. 전체 국토에서 차지하는 면적에 비해 에너지 사용이나 오염도가 훨씬 높아 앞으로 어떻게 도시를 관리하고 개발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 19일, 특별 지방자치단체인 ‘부울경 특별연합’이 공식 출범했다.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총 인구 800만명에 달하는 광역경제권의 통합이다. 지역 경쟁력의 하락을 막고자하는 정책으로 기존의 교통, 물류망, 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도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인 지역 이기주의를 어떻게 무마시키며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전시 역시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입장에서 부울경 특별연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메가시티 조성의 필요성과 미래비전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지역민의 이해와 공감대를 끌어내어야 한다. 민의를 반영하지 않는 정책이 성공하기 쉽지 않음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또한 각 지자체별 특화된 산업이나 인프라, 문화 등을 기반으로 협력과 통합에 대해 단계별 실행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함께 연대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확신과 기대감이 우선돼야 지역적인 이기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음식, 문화, 환경은 세계적인 비율로 볼 때 최상위급이라 생각한다. 더 누리기 위한 정책보다는 아직도 소외된 자, 불공평을 겪는 자,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향한 시선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아픈 곳을 향한 공약이 많이 발굴되어 보다 건강하고 활기찬 도시 유기체가 되길 바랄 뿐이다. 공약이 도시의 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