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선 청주시 오송읍행정복지센터 부읍장

꽃 피는 봄이다. 유난히 춥게 느껴졌던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을을 활짝 펼칠 계절이다. 베란다 한구석에 있던 자전거를 주말 오후 기름치고 닦아놨다. 뒤돌아 보면 우연히 시작된 자전거 라이딩 동료의 제안으로 잔차 여행은 그렇게 첫 페달을 밟게 됐다.

우선 취미생활을 함께 할 대상으로 자전거 동호회 가입하였다. 몇 번의 라이딩에 참여해 본 결과, 국토종주 등 전국 라이딩은 기초체력 없이는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중간급 MTB 자전거와 유니폼, 헬멧 등 장비를 마련함과 동시에 기초체력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가까운 곳을 라이딩하며 체력을 길렀다. 이렇게 나의 자전거 라이딩은 시작됐다.

아직 체력은 전문 라이더급 수준은 아니었지만 동호회 회원들과 꾸준히 피발령 고갯길, 인근 임도 지역에서 연습과 기초체력을 단련했다. 그러던 중 동호회에서 국토종주의 일정이 확정됐다.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처음 참가한 국토종주 라이딩 회원들과 함께 달릴 첫 코스는 인천 아라 서해갑문에서 시작하여 부산 을숙도까지 4회에 걸쳐 완주하는 것이다.

드디어 토요일 회원 16명은 동이 트기도 전인 새벽 3시에 집결지에 모여 자전거를 차량에 싣고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강변도로를 거쳐 출발지인 인천 아라갑문에 도착했다. 회원 각자는 필요한 장비와 약간의 간식을 챙기고 참가한 회원 모두가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아침 7시 기념촬영을 마치고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확 트인 경인운하 아라뱃길과 한강을 따라 맑은 하늘 아래 눈이 부시도록 비치는 햇살,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으며 어느새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고르며 가져온 간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한강 자전거길을 스치며 지나가는 무수한 라이더들에게 손을 흔들며 팔당대교에서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팔당 바람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종착지인 양평으로 출발하였다. 팔당에서 양평까지는 새로운 기찻길이 만들어지면서 구 철길은 자전거 도로가 되었고 철길을 따라 달리는 낭만과 운치가 겸비된 잔차 길이다. 강 따라 펼쳐진 한강 자전거길, 나 혼자가 아닌 동료와 그리고 옆에 흐르는 강물과 나무와 풀잎의 흔들림과 교감하면서 대자연 아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회원들은 낙오자 없이 라이딩 완주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렇게 시작된 자의 자전거 라이딩은 회원들과 함께 국토종주와 4대강, 제주도, 동해안7번국도, 화천 비무장지대, 마라도까지 낭만과 자연을 만끽하며 회원 모두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게 됐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처음 시작한 그때의 회원들은 자연인이 되었고 나도 그 뒤를 잇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때 그 시절로 시간은 돌아갈 수 없다. 지금도 나는 주말이면 다시 페달을 밟고 있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그때 그 추억의 시간들을 떠올리며 힘들고 어려웠지만 고난의 길을 함께한 우리 동우회 라이더 회원님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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