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전 서구 ‘청년전략선거구’ 지정… 청년 후보 유지곤 후보 유일
배심원 절반 29세 이하·30대, 전체 배점 70% 차지 등 경선방식 유리
타 후보들 등록 포기 "들러리로 전락시켜" … 일부 후보 탈당 조짐까지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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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전 서구를 ‘청년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경선 방식이 유일한 청년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인데 경선에 오른 후보들조차 후보 등록을 포기하거나, 일부 후보는 탈당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를 중앙당이 좌지우지 하는 것은 지방분권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처사로 현행 중앙당 위주 공천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대전 서구를 ‘청년’전략선거구로, 충남 천안은 ‘전략선거구’로 결정했다.

이로써 천안은 기존 8명의 후보 중 4명을 컷오프, 김연·이규희·이재관·장기수 후보를 대상으로 100%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한다.

대전 서구는 서울 △강서 △금천 △경기 오산 △경기 광주와 청년 전략선거구로 지정, 김인식·송석근·유지곤·이선용 후보가 경선에 진출했다.

청년전략선거구의 경선방식은 현장심사단(70%), 전문심사단(20%), 국민심사단(10%)을 구성해 ‘시민공천배심원’ 경선으로 진행된다.

이중 최소 200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현장심사단은 남녀 각각 50%, 연령대는 29세 이하(25%), 30대(25%), 40대(17%), 50대(17%), 60대 이상(17%)로 구성한다.

29세 이하와 30대가 전체 배심원의 50%를 구성할 뿐 아니라 전체 배점에서도 70%나 차지하기 때문에 청년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경선 방식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문제는 대전 서구청장 후보 중 청년은 유지곤 후보가 유일하다는 점.

사실상 유지곤 후보를 본선에 진출시키기 위해 대전 서구를 ‘청년’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며 후보들의 반발도 거세지는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서구청장 후보 A씨는 "중앙당의 청년 공천 확대 방침을 위해 대전 서구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과 다름 없는 조치"라며 "그간 당을 위해 헌신했던 후보들을 들러리로 전락시킨 것이다. 후보 등록은 하지 않을 것이고, 탈당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후보 B씨 역시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선 방식과 향후 거취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고한 상황이다. 이러한 후보들의 반발은 지지자들에게 까지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서구 뿐만 아니라 동구·중구 등 지역 곳곳에서 공천과 관련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공천 논란은 지지자 이탈 등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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