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전통 잇는 연잎이 들어간 막걸리, 신평양조장
천주교 대표 역사, 걸어서 느끼는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눈으로 또 한번 입으로 또 한번, 장고항과 실치회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일상 회복 시작으로 움츠러들었던 여행 욕구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따뜻한 날씨와 시원한 바람이 불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곳이 있다.

지금 딱 가기 좋은 곳은 충남 당진.

신리성지의 모습.사진=윤지수 기자
신리성지의 모습.사진=윤지수 기자

당진에는 오랜 시간 우리 술을 빚고 있는 신평양조장이 자리하고 있다.

3대째 운영 중인 신평양조장은 A부터 Z까지 막걸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대표 성지로 꼽히는 솔뫼성지와 신리성지는 역사의 흔적을 따라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당신의 여행을 마음속까지 채워줄 당진으로 같이가U팀이 다녀왔다.

신평양조장에서 만들고 있는 다양한 막걸리들.사진=윤지수 기자

 ◆시간이 익어가는 ‘신평양조장’

‘신평양조장’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전통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1933년에 창립해 전통술을 빚는 이곳은 3대째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신평양조장’이 위치한 당진시 신평면은 예로부터 토지가 비옥해 품질 좋은 쌀이 생산되는 대표 곡창지대로 꼽힌다.

이곳은 쌀과 백련 잎을 첨가해 발효한 막걸리가 대표적이다.

신평양조장은 1933년 故 김순식 대표가 외삼촌이 운영하던 양조장을 물려받아 신평양조장의 전신인 화신양조장을 차린 것이 시작이다.

이후 2대 김용세 명인이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기술과 양조장에서 익힌 경험 및 연구를 토대로 양조기술의 전성기를 만들었다.

당시 하나둘 사라지는 양조문화를 살리고 젊은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술에 ‘백련’을 더했다.

연잎은 1대 김순식 대표가 돈과 땅을 기부해 건립한 사찰인 ‘흥국선원’의 연잎을 이용한다.

말린 연잎은 볶은 뒤 잘게 찢어 막걸리 발효과정에 넣는다.

연잎이 들어간 막걸리는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맛을 잡아주고 깔끔한 맛을 더해준다.

그 결과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됐으며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90여 년이 넘은 세월을 증명하듯 신평양조장 옆에는 당시 3대가 거주하던 고택, 과거 양조현장을 그대로 간직한 건축물과 옛 미곡창고를 리모델링해 양조뮤지엄으로 만든 곳이 있다.

바로 옆 양조센터와 갤러리에서는 직접 막걸리의 생산과정을 볼 수 있다.

신평양조뮤지엄에서는 당시 제조과정에 쓰였던 도구를 포함한 막걸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외식계열 특성화고 학생, 외국인 등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솔뫼성지 내 위치한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복원한 기와집. 사진=윤지수 기자
솔뫼성지 내 위치한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복원한 기와집. 사진=윤지수 기자

◆한국의 산티아고 ‘솔뫼에서 신리까지’

당진여행에서 성지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당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로 김대건 신부는 2021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되는 등 역사 문화 종교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바로 옆 동네 서산이 해미국제성지로 승인되면서 순례길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당진은 지역 천주교 유적을 하나로 있는 버그내 순례길을 내세우며 k-순교에 앞장서고 있다.

삽교천의 옛 지명인 버그내에서 따온 버그내순례길은 김 신부의 탄생지인 솔뫼성지를 시작으로 합덕성당을 거쳐 신리성지까지의 13.3㎞ 코스로 이뤄져 있다.

당진에 왔다면 대표 성지인 솔뫼성지로 향해보자.

솔뫼는 소나무로 이어진 산을 뜻하며 당진 9경 중 5경에 속한다.

솔뫼성지에는 피정의 집, 기념 성당 및 전시관 등 종교 시설 외에도 기억과희망이라는 이름의 이춘만 미술관, 기획전시실, 대성전이 자리하고 있다.

솔뫼성지 안쪽으로 들어오면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복원한 기와집한 채가 있다.

1906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순교 60주년을 맞아 당시 합덕성당 주임신부 크럼프 신부가 주변인의 고증을 통해 생가터를 고증했다.

이후 1946년 순교 100주년을 맞아 동상, 순교기념비를 세우고 소나무 군락지를 중심으로 성지가 조성됐다.

생가 앞에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방문했을 때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길이 머무는 곳은 ‘신리성지’다.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이 대표적인 신리성지는 여름에는 푸릇함이 가을에는 고즈넉함이 또 다른 매력이다.

탁 트인 잔디와 우뚝 솟은 흰색 건물은 신리성지와 순교미술관이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당진 여행의 필수코스이자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충남도 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된 이곳은 제5대 조선 교구장을 지낸 다블뤼 주교가 거처하던 곳이다.

다블뤼 주교는 김대건 신부와 함께 갈매못에서 순교하기까지 21년간 조선에서 활동했다.

신리는 가장 먼저 교리를 받아들인 지역으로 조선에 천주교가 뿌리를 내리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천주교 전파에 큰 영향을 끼친 신리성지는 조선의 카타콤바(로마시대 비밀교회)로 불리고 있다.

바로 옆에는 성 다블뤼 주교관이 있으며 1만평 대지 곳곳에는 순교 성인들의 이름을 딴 작은 경당이 있어 조용히 기도할 수 있다.

장고항을 대표하는 실치회로 야채무침과 먹어야 더 맛있다. 사진=윤지수 기자
장고항을 대표하는 실치회로 야채무침과 먹어야 더 맛있다. 사진=윤지수 기자

◆눈으로 보고 입으로 먹는 ‘실치회’

당진 대표 제철 음식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실치다.

실치는 당진 대표 항구 장고항에서 만날 수 있다.

지형이 장고의 목처럼 생겨서 장고목이라 불리다 장고항 마을로 이름이 바뀐 장고항은 실치잡이로 유명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실치잡이는 3월에 시작해 5월까지 절정을 이룬다.

실치는 멸치과의 생선으로 길이는 3~4cm로 크기는 작다.

갓 잡은 실치는 작지만 성질이 급해 그물에 걸리면 2~3분 내로 죽어 몸은 투명색에서 하얀색으로 변한다.

실치회는 이맘때 아니면 못 먹는다.

멸치보다 칼슘이 44배 많은 실치는 회로 먹는게 제격이다.

한젓가락 크게 집은 실치회는 새콤달콤한 야채무침과 곁들여 먹는 게 별미다.

또 다fms 방법은 실치를 넣은 시원하고 깊은맛의 시금치 된장국과 부침개를 추천한다.

실치로 입맛을 돋았다면 바로 옆 데크길을 걸으며 노적봉과 촛대바위에서 산책을 하는 것은 어떨까.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장고항은 최근 수산물유통센터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새로운 캠핑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달달한 커피는 여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드넓은 청보리밭에서 마시는 커피로 유명한 ‘피어라카페’가 있다.

하얗게 펼쳐진 테이블 뒤로 드넓게 펼쳐진 청보리밭에서는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청보리밭이 펼쳐진 옆으로는 벚꽃나무와 수선화가 심어져 있어 젊은이는 물론 어른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특히 직접 만든 달콤 짭짤한 크럼블이 올라간 크림 커피가 대표메뉴다.

맛은 물론 구경만 해도 눈호강을 시켜주는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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