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도체 방사선 검사 표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가속기 모습. 원자력연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가속기 모습. 원자력연 제공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양성자가속기'와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반도체 오류를 사전에 잡아낼 수 있는 국제표준 연구시설로 20일 인정받았다.

이 시설은 지난해 9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15년 만에 개정한 반도체 방사선 검사 표준인 JESD89B에 등재됐다.

JESD89B는 주로 반도체 오류 측정을 위한 요구 사항·절차 등으로 구성됐는데, 두 시설은 '중성자·양성자 실험시설' 항목에서 에너지·조사선량·균일도 등 실험 조건을 수행할 수 있는 시설들에 포함됐다.

우리나라 연구시설이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이 보유한 양성자가속기와 하나로를 활용하면 반도체에 각각 100MeV(메가전자볼트)급 양성자와 25meV(밀리전자볼트)급 열중성자를 조사할 수 있다.

대기나 우주에 포함된 양성자·중성자·알파 입자 등 에너지 입자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던 '소프트 에러'(soft error) 상황을 단시간 내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소프트 에러는 반도체 내 방사선이 들어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오류를 뜻한다.

연구시설을 이용해 모의실험을 진행하면 반도체 내 방사선 취약 위치나 소프트 에러 발생률(SER, Soft Error Rate) 등을 규명할 수 있다.

박원석 원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반도체 주요 생산국으로 꼽히지만 소프트 에러를 평가할 때는 전량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연구원 시설이 국내 반도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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