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옥 청주복지재단 상임이사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소망은 자녀가 일상적인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다. 그들이 일자리를 갖고, 외출하고, 여행도 하는 평범한 일상의 삶을 누리며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의 일과를 스스로 계획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지역사회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소속되어 살아가며 공동체의 규범 안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원하는 것을 하는 자유를 누리며 살아간다. 공동체에는 다양한 모습의 구성원들이 있고 장애인들도 그런 구성원 중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평범한 일상이 꿈인 것이 대한민국 장애인들의 현실이기도 하다.

요즘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논란이 핫(hot) 하다.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이동’이다. 2000년 지하철역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가 발생하였을 때도 ‘장애인 이동권’ 확보에 대한 뜨거운 투쟁과 논쟁이 있었다. 그 후 20여년이 지난 오늘도 우리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논쟁 중이다. 물론 그 사이 장애인 권리에 대한 발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어렵다. 계단이 있는 버스는 탑승하기 어렵고, 지하철도 깊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가파른 경사의 리프트가 발목을 잡는다. 이런 이유로 가장 먼저 ‘배리어 프리 디자인(barrier free design)’이 적용되어야 할 곳은 버스와 지하철 승강장이다. ‘저상버스’가 많이 도입되어 있지만 정차장의 도로높이와 저상버스의 높이 차이로 휠체어가 버스에 오르지 못하는 곳이 많다. 지하철의 리프트는 사고 위험성이 높아 승강기로 교체가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은 장애인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주의 깊은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이 적용되어야 한다. ‘배리어 프리 디자인(barrier free design)’은 1974년 ‘국제연합(UN)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보고서에서 제시되었다. 건축물이나 시설의 턱을 없애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의 외부활동이 용이하도록 설계하자는 것이다. ‘배리어 프리’는 이동약자가 외부활동을 할 때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도록 설계되는 모든 것을 지칭하는 세계 공용어로 사용되며, 이동 약자들이 불편함 없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물리적, 제도적인 장벽을 없애는 운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에도 ‘배리어 프리 디자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공공시설부터 배리어프리 디자인이 적용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실제 장애인들이 사용해보면 사용하기가 그렇게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무늬만 배리어 프리 디자인인 곳이 많고 실제적으로 정확한 규정을 적용하여 만들어진 곳이 적다는 것은 문제이다. 하지만 시작은 하였으니 점차 제대로 된 배리어프리 디자인을 적용하고 다양한 사회적 장벽을 없애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의 마음의 장벽은 없애고 행복지수는 높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