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진 ETRI 미래암호공학연구실 연구원

2016년은 인공지능(AI)의 새로운 부흥기가 됐던 해라 생각한다. 동년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고 3월에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AlphaGo)의 바둑대결이 있었다. 경기 이후 인공지능(AI)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해 말, ETRI가 개발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장학퀴즈 왕중왕전에서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퀴즈에서 우승함으로써 기대는 훨씬 더 커지게 됐다.

오늘날 일상생활 속에서 이미 상당히 익숙해지고 친숙한 용어로 자리 잡은 만큼 현재 수많은 분야에 AI 기술이 적용돼 활용되고 있다.

필자가 연구 중인 보안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보안 위협탐지 및 보안 취약점 분석 등 다양한 부분에서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는 AI 기술을 융합해 사이버 보안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오늘날 해커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공격을 더욱 정교화하고 탐지하기 어렵게 만들며 기업, 공공기관 및 국방 등 전 분야에 걸쳐 경제적·사회적 피해뿐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까지 크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상황을 악용한 피싱 공격, 메일 사칭, 랜섬웨어 등 사이버 보안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비대면 상황에서 단기간으로 급성장하게 된 화상 회의나 원격 의료 등 비대면 서비스 분야의 보안침해 사례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시대 흐름 속에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ETRI 또한 다양한 보안 위협들을 방지하기 위해 AI 융합 보안과 관련된 통신, 컴퓨팅, 네트워크,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으로 구분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공격자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식별하고 사이버 보안 공격을 사전 예측하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함으로써 안전한 지능화 사회로 이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ETRI는 올해 창립 46주년 기념을 맞이했으며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원답게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 연구기관’이란 비전을 가지고 대한민국 전역에 ETRI가 개발한 기술들을 적용하며 최고의 연구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필자는 ETRI에 근무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여태껏 경험하지 못하던 많은 연구들을 해오고 있어 보람도 크다. 필자는 기존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TTP, Trusted Third Party)’ 기반 환경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 주권과 안전한 교환을 보장하는 TTP-free 신뢰 인프라 플랫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핵심연구인 정교화·자동화 해킹을 원천차단하는 사이버보안 핵심기술 개발 분야를 맡고 있다.

필자가 참여 중인 연구는 AI 기술 중 하나인 신경망 학습을 기반한 인증된 키 교환 기술 개발뿐 아니라 TTP-free 환경의 데이터 거래 프로토콜 및 데이터 프라이버시 연구에 지속적으로 매진 중이다.

아직까진 최종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상이 보이지 않는 아득한 길을 달려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걸음을 계속 내딛다 보면 언젠가는 AI와 융합된 보안 기술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 믿고 있다. 이로써 훨씬 더 가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안심 사회가 원만히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이를 통해 AI의 도움으로 훨씬 더 살기 좋고 편안하며 노출되지 않는 우리의 일상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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