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청주청년뜨락5959 센터장

청년 정책, 이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어떤 것을 떠올릴까? 서로 다른 삶에 놓여진 사람들은 각자 자신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정책을 떠올릴 것이다. 청년뜨락5959를 운영하면서 나도 시설을 운영하는 것에 필요한 정책과 수행해야 하는 정책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을 보면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 중 2022년 새로운 신규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실시를 위해 청년센터에 홍보협조를 요청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인 가족돌봄청년(Young Carer)은 장애, 질병, 약물 등의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년이다. 나를 포함 한 우리는 주위에 가족돌봄청년의 사례를 접하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이들의 삶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기사를 통해 접한 가족돌봄청년사례는 충격적이었다. 한 20대 초반의 청년은 군입대를 위해 휴학을 했지만 갑작스런 아버지의 병으로 가족을 돌봐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20대 초반의 청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병원비, 약값으로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와야 했고 그 이후에 간병의 어려움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족돌봄을 포기했다. 그렇게 아버지는 사망했고 2022년 20대 초반의 청년은 간병살인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사례에 대해 두가지 시각이 있을 것이다. 먼저, 그럼에도 아버지의 목숨을 포기했다는 비판과 다음으로 20대 초반의 청년이 감당하지 못한 삶에 대한 안타까움일 것이다. 전자의 경우 존속살인 등의 무서운 죄로서 청년을 바라보지는 않겠지만 각자의 중요한 가치관에 따른 평가로 두더라도 우리는 후자의 경우를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돌봄청년은 우리가 사회적인 문제로 지칭하는 n포세대의 청년문제를 모두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표현되지 않는 어려움까지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가족간병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시간과 금전적인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을 청년 개인이 스스로 감당하고 있는 경우 그들은 기본적인 구직활동, 취업, 학업 등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간병에 쏟는다. 어쩌면 우리는 가족돌봄청년에게도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적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성인이며 청년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존재로 보는 편견말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청년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펼쳐 볼 기회가 있었을까?

그들이 겪은 상황에 대한 금전적 문제로 아버지의 간병을 포기한 것이 아닌 청년 스스로의 우울, 자괴감 등 정신적인 어려움은 영향이 없었던 것일까? 가족돌봄청년의 삶은 우리가 살면서 겪는 삶의 괘와는 다르다. 그들은 우리가 걷는 이길을 걸어본 적이 없기에 우리는 그들의 삶을 모른다. 가족돌봄청년의 기사를 보는 시각 중 청년의 선택을 비판하는 것도 하나의 관점일 것이다. 다만, 사건에 대한 비판과 안타까움의 동정은 우리가 제대로 시스템을 만들어 그들이 우리와 같은 기회 얻을 수 있는 후에 한다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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