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청주교육원 팀장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다. 감정을 추스르기가 여간 힘들지 않은데 내 감정만 추스르기도 힘든데, 리더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살피고 다독거려야 한다. 감정이란 것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흥분한 사람과 우울한 조직원은 어떻게 다독이고 대처해야 할까?

감정이 작동하는 원리에 대한 이론들이 제법 많지만 유의성과 각성의 관점이 있다. 먼저 유의성은 상대든 상황이든 그것에 긍정적으로 끌려 가거나 반발 하는걸 말한다. 유의성은 긍정과 부정으로 표출된다. 이처럼 감정은 유의성과 각성이라는 두 축이 복잡하게 얽힌 복합적인 기제이다. 이상적인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각성을 낮추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쉽게 흥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내 말을 오해해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런 경우는 부정의 유의성과 흥분의 각성상태라 볼수 있다. 이런 높은 각성상태에선 이성이 마비된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는다. 이럴땐 절대로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이 상황에서는 맞고 틀리고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각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흥분을 넘어 분노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럴 경우 그 사람의 분노를 표출하게 할 무언가가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감정의 샌드백’이 필요하다. 때로는 그 사람의 분노를 표출하게 할 이야깃거리나 상황등에 대해 맞장구를 쳐줄 필요가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우울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울감은 부정적 유의성에 낮은 각성상태이다.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나스 교수는 우울감을 느끼는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내밀한 심리를 연구했다. 나스 교수는 실험자들에게 우울함을 유발하는 영상을 보여 준 뒤, 운전 시뮬레이션을 하도록 만들고 가상의 승객이 타는 상황을 연출한다. 가상의 승객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였고 이과정을 통해 어떤 승객이 탔을 때 우울감이 해소 되는지 실험했다. 즐겁고 유쾌한 승객이 탔을 때 우울감이 해소 되었을까? 그렇지 않다. 가상의 승객은 말을 걸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차라리 같이 우울한게 효과적이었다. 같은 처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해우소’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일과 상황이 어쩔수 없는 그러니까 피할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설명하고 스스로 합리화 할 수 있는 핑곗거리를 제공하는게 좋았다. 당신의 조직원에게 우울한 일이 생기면 같은 기분을 공유하며 상대에게 핑곗거리를 던져주면 좋겠다. 우울한 사람에게 무조건 긍정적으로 삶의 밝은 면을 보라고 말해봐야 듣질 않는다. 상황을 수용하도록 유도하는게 낫다.

사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다룰 때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상대의 감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지적하면 안된다. "넌 왜 이렇게 용기가 없니?", " 넌 왜이리 비관적이야?", 이렇게 말하면 안된다. 사람은 사람마다 각자의 짐이 있다. 내가 가진 가진 짐을 기준으로 상대의 짐을 평가하면 안된다. 상대는 자기 나름의 짐을 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정’이 필요하다. 결국 상대를 지지하고 인정하는게 핵심이다. 상대가 감정으로 층분했거나, 우울한 일에 관해 아야기를 시작하면 그 상황 자체를 지지하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그 상황과 일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면 역시나 그대로 지지해 주는 것이 좋다. 사실 지지와 감정의 지지를 통해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는게 우선이다.

감정은 유의성과 각성의 기제에 따라 작동하는 복잡한 것이다. 상대를 잘 파악해서 적절히 대응하는게 좋다. 가장 중요한 건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대처 하는 것을 기억하여 흥분한 조직원이나 우울해 하는 가족과 커뮤니케이션 할때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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