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4월 20일은 마흔 두번째 맞는 장애인의 날이다. UN에서 1981년을 ‘장애인의 해’로 정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을 제정하면서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해 이 날을 기념하고 있다.

현재 시에 등록한 장애인은 7만 2000여명으로 145만 시민의 5%를 차지하고 있다. 100명 중 5명이 장애인이다.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원인은 질환(43.6%)이나 사고(36.4%)로 인해 발생한 후천적인 요인이 80%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도 더 특별한 사람도 아닌 그저 조금 더 운이 좋은 사람일 뿐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 수없이 좌절하고,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면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가족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 마다 마음이 아파온다. 필자가 보건복지국장으로 재임하면서부터는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배려와 사랑은 받는 자보다 주는 자가 더 행복을 느낀다고들 말한다.

"기도하는 사랑의 손길로 떨리는 그대를 안고..."로 시작하는 ‘비련’을 부른 가수, 국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한 분의 감동을 주는 일화가 있어 인용해 본다.

14세의 지체장애 여자아이가 어느 날 "비련"을 듣더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입원 8년 만에 처음 감정을 나타내어 보이며 기적같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때 보호자측에서는 비용은 어느정도 드릴테니 그 노래를 불러주거나 잠깐 와서 아이에게 보게 해 줄수 없냐? 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매니저로부터 소식을 들은 그 가수는 거액의 행사비를 받을 수 있는 4개의 행사를 위약금을 물어가면서 모두 취소하고 그 아이가 있는 병원을 찾아 갔다고 한다. 병원관계자나 가족들이 놀란 것은 당연했고, 아이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불러주자 잠시 전까지 무표정이던 그 아이가 펑펑 운 것이다. 아이의 부모와 주위의 사람까지도 울음바다가 됐고, 가수가 떠날 때 아이 엄마가 "돈은 어떻게 보내면 되는가?"라고 물었을 때 그 가수는 "따님 눈물이 제 평생 벌었던 돈보다 더 값비쌉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돈보다 귀한 것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일부 다른시에서 지하철 이용불편에 따른 장애인단체의 개선요구와 시민불편이라는 문제 등 사회적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20여 년 전 비용이 더 들더라도 모든 지하철역사에 승강기 설치를 추진한 사례는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이동에 불편을 겪는 아이를 비롯해서 노인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편리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우리시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인권기반의 장애친화도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장애인복지의 핵심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과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참여하고,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발달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어려운 행동지원’사업은 물론이고 최중증 장애인의 24시간 활동지원, 장애의 조기치료를 통한 건강한 사회를 위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도 올해말 준공과 개원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일이나 사업들이 성공하려면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행복이라는 길을 찾아 가는 길에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함께 걸어준다면 그 길은 좀 더 의미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이번 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에 함께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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