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일 충북자치경찰위원회 자치경찰행정과장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사또가 죄인을 추궁하면서 "네 죄는 네가 알렸다" 하면서 옆에 있던 이방은 한 대요~를 외치면서 곤장 때린 횟수 세고, 형방은 죄인에 대해 변호사 같은 대변을 하여 주고, 병방은 검사·경찰 역할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중앙정부의 권력이 지방까지 세세히 간섭할 수 없는 시기이니만큼 일반 행정은 물론이고 군사(경찰)들을 지휘하거나 재판을 총괄하는 등 사실상 그 지방의 모든 일을 도맡아 했다. 군사적인 행동을 해야 하기도 했던 것이다. 당시 군사들은 현재의 경찰업무까지 도맡아 한 것이다. 나름 지방 수령은 지역실정에 맞는 자치행정업무 즉 그에 걸맞는 자치경찰을 구현하려 애쓰던 모습이 보였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향촌자치조직 ‘향약(鄕約)’을 조직하고 이것을 견제하려는 향안(鄕案, 지금으로 치면 지방의회)을 만들어 지역원로인 향원(鄕員) 중심으로 향촌사회를 이끌어 나갔다.

덕업상권(德業相勸), 예속상교(禮俗相交), 과실상규(過失相規), 환난상휼(患難相恤)하는 상호부조(相互扶助)적인 것으로 이웃간 서로 돕고 어려울 때 도와주고 잘못된 행동은 지적하는 진정한 자치행정·자치경찰을 하려 노력한 것이다. 이런 조상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도 민주주의를 실현하면서 지방자치시대가 열렸고, 이 자치분권의 기본이념으로 자치경찰로 지난해 부터 첫걸음을 내 걷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경찰은 광복과 함께 태어나 현대사의 가시밭길을 헤치며 국가의 방패로써 민생치안의 보루로서 역할을 해왔다. 이젠 더 업그레이드 된 자치분권으로 가는 여정을 함께하는 자치경찰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충청북도 자치경찰위원회에서는 치안과 관련하여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설명회, 간담회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지역주민의 원하는 소통 강화를 시작하였다. 또한 수확기 농산물 도난예방을 위한 탄력순찰 및 현수막, 포스터, 경고문 부착하고, 농촌마을 CCTV 신규설치·점검을 실시하고 유관기관인 지역농협, 지자체 등과 합동순찰 등을 통해 고령화 되어가는 농촌의 치안활동 및 주민의 지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발맞추어 각 시군에서 운영중인 CCTV통합관제센터와 자치경찰이 협업하여 과학치안의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농촌뿐만 아니라 올해는 청주시 산남주공2단지 범죄취약지에 방범CCTV·비상벨, LED보안등, 로고젝터, 쏠라표지병, 횡단보도 LED 유도등을 설치하여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안전한 동네만들기 프로젝트’를 시범실시 할 것이며 점차 도내 전시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위험 교통위반행위 단속으로 교통안전대책도 추진할 것이다. 우리도 통계를 보면 2016년 239명의 교통사망자가 작년 2021년 160명으로 5년간 33% 감소를 가져 왔지만 아직도 아타까운 생명이 사라지고 있다. 이를 방지키 위해 고정식·무인 단속장비를 지속적으로 확대설치 할 것이며, 어린이가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위해서 보행공간 확보, 어린이가 잘 보이고 보호 받을 수 있는 공간조성을 설치 추진해 나가고 있다.

조선시대 지방자치의 일환인 향약에서 추구한 過失相規(과실상규)와 같이 좋은 일은 권장하고 허물을 바로잡아 주는 자치경찰로 인한 좋은 사회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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