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석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코로나19(이하 코로나)와 함께 하는 봄이 벌써 세 번째다. 처음에는 과거 감염병처럼 좀 기승을 부리다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찬 바람이 불면 늘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었는데, 모두가 코로나에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은 나만이 느끼는 것일까?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 크게 변했다. 가정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고 직장에서는 재택근무가 일상화 됐다. 소비 행태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식료품을 구매하고 휴대폰 어플을 통해 간편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등의 비대면 방식이 크게 확산됐다. 또 여가시간을 즐기는 문화 생활 양식도 바뀌었다. 주말에 영화관에 가는 대신, 집에서 오징어게임과 같은 컨텐츠를 즐기는 것이 대세가 됐다. OTT 플랫폼은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한 신작 영화들을 상영하며 영화관의 빈자리를 대체했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컨텐츠를 전 세계적으로 흥행시키며 독자적인 경쟁력을 증명했다. 동시에 개인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맞춤 컨텐츠를 선택해 보는 것을 선호하게 되면서 앞으로도 극장과 OTT플랫폼의 공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암울하던 코로나 사태도 전국민의 방역수칙 준수와 많은 자영업자 등의 희생을 감내한 결과인지 조심스럽지만 조금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며 정부도 앞으로 유행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실내마스크를 제외한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는 국가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많은 일상의 변화가 생길 것이고, 그로 인한 피로감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해 본다. 먼저 근무형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모든 기업이 도입했던 재택근무가 사무실 근무로 전환되면서 세대별로 느끼는 불편함과 함께 노동 생산성에 대한 논의가 불거질 수 있다. 재택근무를 진지하게 재평가하고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모두의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 직장에서의 세대간 갈등이 다소나마 표면화될 듯하다. 예컨대 코로나로 직장에서의 회식문화가 크게 바뀌었는데 엔데믹 이후 일상복귀시 이에 대한 세대간 시각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충분한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로나는 우리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이제 이전과 완전히 다른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혜롭게 대비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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