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익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필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대전시연합회 사무실에 방문해 박홍준 회장과 예술인들과의 소통하는 방법에 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방 한쪽 벽에는 서예 대가인 박 회장의 글이 눈에 띈다.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논어의 제7편 술이(述而)편에 나오는 글이다. 세 사람이 함께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그중에서 선한 사람의 좋은 점은 본받아서 따르고, 선하지 못한 사람의 잘못은 잘 살펴서 스스로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공자와 형탁의 대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공자와 제자가 길을 가다가 항탁이라는 7살 어린아이와 대화를 나눴다.

공자의 질문에 항탁이 답하고, 항탁의 질문에 공자가 답하고 있었다.

항탁은 공자에게 ‘거위와 오리가 물에 뜨는 이유’를 물었고, 공자는 ‘거위와 오리는 발갈퀴가 있어서’라고 답한다. 또 항탁이 ‘기러기와 학이 울음 소리를 내는 이유’를 묻자, 공자는 ‘기러기와 학은 목이 길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송백이 사철 푸른이유에 대해 공자는 속이 단단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항탁이 공자에게 반문한다.

거북이가 물에 뜨는 것도 발에 갈퀴가 있기 때문입니까? 두꺼비가 우는 것도 목이 길기 때문입니까? 대나무가 사철 푸른 것도 속이 단단하기 때문입니까?

공자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성인 공자도 7살 아이 항탁에게 답을 못하는 것이 있듯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 언제든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잘난 사람에게서는 잘남을 배우고, 못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서는 그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나를 고치면 된다는 말이 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 가까운 가족이나 동료, 상사, 선후배들을 어떻게 대했는가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부자를 보며 부러웠던 것이나 승진한 동료를 보며 마음이 괴로웠던 건 그 부자나 동료가 아니라 나에게 원인이 있는 것이다.

그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되어 있는 것이다.

반대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나도 누군가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나는 타인에게 어진 스승이 될 것인가? 어질지 못한 스승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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