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화 청주시 사직1동 행정민원팀장

사직동의 유래를 살펴보면 청주시의 중앙에 있으며, 본래 사창리에 속했는데 1963년 청주시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사창리 일부를 분할하여 사직동이라 이름하였다. 사직동의 사직은 이곳에 있었던 사직단(社稷壇)에서 유래했다. 사직단은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제를 올리던 곳으로 옛날에는 매년 2월과 8월 청주 목사가 제주가 되어 유교식으로 사직단에서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청주 서원구 사직1동은 여러 개의 골목길로 이어진다. 골목마다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앞집, 옆집, 뒷집 너나없이 나누고 살았던 골목 이웃들을 기억한다. 인근 무심천변 산책길은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어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오늘날 도시 환경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신도심이 개발되고 주민들이 하나둘 거주지를 옮겨갔다. 인근 주변 동네 모습과 달리 대낮임에도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이 지역은 도시 재개발사업 등으로 활력을 띄고 있으나 어둠의 그림자가 곳곳에 드리우고 있다.

도시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며 사라지게 될 사직1동의 현재 마을의 모습과 주민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주민들 사이에서 이어져 과거를 공유하고 현재를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사진 기록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직 1~4구역 재개발과 원주민 이주 소식이 들려오자 지난해부터 사직1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기억하라 2021 사직1동’을 주제로 앞으로 볼 수 없게 될 우리 마을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하여 골목길, 담장, 빈집이 남겨진 추억과 기록물을 건져냈고, 그리움과 쓸쓸한 인생의 단면을 품어내기에 충분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는 드론 영상 촬영, 마을 주민들의 구술채록 등을 기록한 사진집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 지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거쳐 중년이 된 한 주민은 지금도 가끔 어린 시절 동네 오락실 사장님보다 먼저 도착해 게임을 하는 꿈을 꾼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꿈엔들 잊을 수 없는 그런 사직1동이라고 한다.

이번 사진 기록 사업은 사진을 매개로 주민과 추억하는 과정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고 철거민들에게 작은 위로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외부 전문기관의 용역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기록을 지역주민이 스스로 기록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역주민, 지역 활동가, 외부 전문가, 공무원이 민관 협치 방식으로 지역의 자료를 수집하는 첫 번째 시도로 시민이 참여와 성장을 통한 거버넌스의 모범사례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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