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 시기와 맞물려 직업 훈련과 국가 기술 자격을 통해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배출해왔다. 또 숙련 기술인의 사기 진작과 산업의 기술 향상을 위해 1966년부터 한해도 빠지지 않고 기능 경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해 수많은 행사와 경기가 취소되거나 중단됐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숙련 기술인을 발굴하고 키우기 위한 여정은 계속됐다.

매년 벚꽃이 만개하는 4월, 17개 시도에서 개최되는 지방기능경기대회는 미래 숙련 기술인의 꿈을 갖고 있는 예비 숙련 기술인을 선발하는 축제의 장이다. 기능 경기 대회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예비 숙련 기술인이 탄생하도록 등용문을 마련한 셈이다.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대전시 대표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 충남기계공고, 유성생명과학고, 동아마이스터고, 대전도시과학고, 대전대성여고 등 7개 경기장에 CNC밀링, 산업용 드론제어, 제빵 등 38개 직종에 298명이 참석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펼친다. 제1경기장인 충남기계공고에서는 VR훈련 컨텐츠 시연 행사를 통해 대전 시민들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또 입상자와는 별도로 본 대회를 끝까지 완주하는 시 선수들에게 완주 증서와 소정의 상금을 제공해 지방 대회에 참가한 소중한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고자 한다. 등용문을 통해 선발된 시·도의 대표 선수들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고용노동부와 우리 공단의 관심과 지원을 받으며 뜨거운 여름을 견뎌내고 본인 직종의 기능을 갈고 닦아 가을에 개최되는 전국대 회에 참가해 각축전을 펼치게 될 것이다.

전국 대회에 입상한 선수들은 선발전을 거쳐 격년으로 개최되는 국제기능경기대회에 한국 대표 선수로 참가하게 된다. 동 대회는 68개국 회원국 청소년간 기능교류로 기능 수준의 향상 및 기능 개발 촉진을 위해 195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작해 우리나라에서도 1978년과 2001년도에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 개최된 바 있다. 오는 10월에 열릴 제4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최근 기술 기능면에서 우리나라를 추격하고 있는 많은 나라의 텃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가 갈수록 참가국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각 국가들이 기능 인력의 중요성을 알고 많은 투자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산업 발전에 치중했던 1960~70년에는 기능 올림픽 입상자들이 세종로를 지나는 카 퍼레이드를 할 정도로 기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다. 지금도 유럽과 일본은 직업 훈련에 대한 관심과 숙련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대학 진학율이 높아지고 기술 기능이 소외되는 측면이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 우리 공단에서 숙련 기술인이 존중받도록 다층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기능인과 숙련 기술인이 능력에 따라 대우 받는 시스템이 사회전반에 구축돼 가고 있다.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일환으로 청년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기능과 기술을 찿아서 배워 우선 취업을 하고 취업한 뒤 필요시 일학습병행제처럼 기술을 배우며 학위를 취득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갖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예비 숙련 기술인의 등용문인 올해 대전시 기능경기대회가 기술을 중시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에서는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그동안 수고했을 진정한 주인공인 참가선수들을 응원하며 숙련기술 향상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