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훈·전 실신·균형 이상·심인성·안성·복합성·가성 등 7가지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신경과 양영순 교수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신경과 양영순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어지럼증(dizziness)은 7가지로 분류된다. 어떤 어지럼증도 7가지 종류 속에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지럼증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원인 질환이 있는지, 어떤 어지럼증인지를 잘 감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지럼증은 원인을 알면 능히 치료가 가능하다.

◆현훈

자신 혹은 세상이 실제론 정지해 있지만 움직인다고(대개는 회전한다고) 잘못 지각하는 현상을 ‘현훈(vertigo)’이라고 한다. 우리가 움직이고 있을 때는 신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지각하게 되지만, 현훈이 발생하면 정지해 있는 세상의 물체들이 마치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잘못 지각하게 된다. 공간 항상성 기전의 장애 때문에 초래된다. 안진과 안구 편위 등의 안구운동장애, 운동실조나 넘어짐 등의 자세 장애, 오심, 구토, 불안 등의 자율신경장애가 동반해 나타난다. 현훈은 양쪽 전정신경핵의 신경 활동 균형이 깨졌을 때 발생하며, 말초성 전정기관인 미로나 전정신경 혹은 중추신경계의 전정 회로가 침범됐음을 시사한다. 이때 안진이 동반되면 안진의 방향으로 세상이 돈다고 호소하게 된다. 양성발작성 두위현훈(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에서 관찰된다.

◆전 실신

뇌에 당이 부족하거나, 미만성으로 혈류가 감소될 때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럼증, ‘전 실신(pre-syncope)’이 발생한다. 과호흡증후군, 자율신경계의 이상이나 약물의 부작용으로 발생되는 체위성 저혈압, 혈관성 미주신경 발작, 부정맥 등에 의한 심박출량의 감소, 당뇨병, 알콜중독 등에서 관찰된다.

◆균형 이상

전정척수반사, 고유수용체감각, 소뇌 혹은 전두엽이나 기저핵 같은 운동조절을 담당하는 곳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어지럼증이다. 서있거나 몸을 움직일 때만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급성 일측 말초성 전정신경질환, 약물 중독 등에 의한 양측 전정기능 소실, 말초 및 중추 고유 수용체 기능의 이상 등에서 나타난다. 대부분 소뇌, 전두엽, 기저핵 등 운동조절을 담당하는 중추신경계의 병변 즉 뇌졸중(중풍)에서 흔히 관찰된다.

◆심인성 어지럼증

중추신경계로 들어온 감각을 통합하는데 문제가 있는 경우 유발되는 어지럼증이다. 대개는 몸이 붕 뜬 느낌, 넘어질 것 같은 느낌, 머리 안이 도는 느낌 등의 비특이적인 어지럼이다. 발작적 혹은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공황장애, 광장 공포증, 불안장애, 우울증, 신체형 장애, 히스테리아, 외상 후 증후군 등에서 나타난다.

◆안성 어지럼증

시각계와 전정계의 불일치로 나타나며, 새로운 안경을 끼거나, 안구운동신경마비 등에서 나타나는 어지럼증이다.

◆복합성 어지럼증

시각계, 전정계, 체성감각계가 복합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는 어지럼증이다. 당뇨, 노화 등이 대표적 원인이다.

◆가성 어지럼증

전정계, 시각계, 체성감각계는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아형 어지럼증이다. 잘 파악해보면 어지럼증으로 간주하는 범주에 포함시킬 수 없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머리가 아픈 것,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피곤한 것 등 어지럼이 아닌 현상을 환자가 어지럽다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다. 엄밀한 의미의 어지럼증에 속하지 않는 어지럼증이라고 할 수 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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