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하는데 협상 필요한가" vs "당선인 판단 문제있는 것처럼 발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 '프레스다방'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3.24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 '프레스다방'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3.24 [국회사진기자단]

[충청투데이 박명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윤석열 당선자와 회동과 관련해 "당선인이 직접 판단해 달라"고 말한 것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윤 당선인 간의 회동에 관해 "답답해서 한번 더 말씀드린다"며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고 이를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곧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합니까?"라며 조속한 만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무슨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며 반발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는 ‘인사권’ 문제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지금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를 하지 않겠다"면서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 인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윤 당선인 측과 협의를 거쳤느냐를 두고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였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충돌하는 주요 원인인 감사원 감사위원에 인사에 대해 현재 감사위원 7명 중 2명이 공석으로 청와대는 각각 한 명씩 지명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이 감사위원 인사를 하려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하려는 알박기’라며 두 자리 인선 모두 윤 당선인 측의 의중이 반영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박명규 기자 mkpark041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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