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모니터에 누적 확진자 수가 그래프로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적응력이 무섭다. 최초 확진자에 벌벌 떨던 때가 있었다. 특정 지역의 확산세가 심할 때 방문을 자제하기도 했었다. 2년 전, 대전지역 최초 확진자가 나왔을 땐 공포까지 느꼈었다. 이후 누적 확진자가 100명 안팎일 때도 마찬가지다. 연신 확진자의 동선을 들여다보곤 했다. 친구의 사돈 팔촌이 걸렸다 해도 놀라던 시절이었다. 코로나는 그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호랑이가 곶감을 무서워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겪어보지 않았기에 코로나가 무서웠다. 확진자라는 낙인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 하지만 이젠 누가 걸려도 이상하지 않다.

☞코로나가 흔해졌다. 나도 걸려봤다. 심지어 난 두 번이나 겪었다. 남편과 아들도 걸려봤다. 친정 엄마도 걸렸었다. 오빠도 걸렸었다. 가족뿐만이 아니다. 지인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꽤 많이 나왔다. 하도 많이 나오니 이젠 덤덤하다. 누군가의 확진 소식에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익숙해지면 안 될 일이 익숙해지고 있다. 국내 누적 확진자는 1042만 명(23일 기준)에 달한다. 그야말로 국민 5명 중 1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그럼에도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다 걸려야 끝나나 싶을 정도다. 매일매일 쏟아져 나온다. 오늘 대전 신규 확진자는 1만 4526명이다. 정말 지겹단 말이 지겨울 정도로 안 끝난다.

☞위험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누적 사망자는 1만 3432명에 이른다. 중증 환자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병상은 언제나 부족하다. 또한 코로나 완치자들도 안심할 수 없다.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방역시스템은 사실상 붕괴됐다. 재택 치료는 ‘재택 방치’가 된 지 오래다. 의료진들은 여전히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행여 코로나에 걸려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단, 3일만(무증상·증상 경미한 경우) 격리한다. 보건소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쉴 틈 없이 일한다. 그렇게 일해도 확진자의 원망은 그들을 향한다. 2년간 전쟁을 치렀지만,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숫자놀음은 의미가 없다. 정부가 그렇게 좋아하는 ‘숫자’를 봐도 알 수 있다. 바로 폭증하는 확진자수다. 정부의 ‘이해불가’ 거리 두기는 효과가 없었다. 항상 거꾸로 간다는 느낌만 받았을 뿐이다. 오락가락 방역지침도 국민을 더 불안하게 했다. 애초에 시작부터 잘못됐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 초기에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아 화를 더 키웠다. 관련 국민 청원이 있었음에도 귀를 닫았다. 마스크·백신 공급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부작용은 무시한 채 ‘백신 앵무새’처럼 백신 접종만 강요했다. 또 경구용 치료제 확보도 실패했다. 고로 K-방역은 완전히 실패했다. 그저 고생한 국민들만 있을 뿐이다. 생업을 포기한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울부짖는다. 그들은 대출만 늘었다. 정부는 그저 빚만 지원해 줬다. 그럼에도 文정부는 뻔뻔하다. 5년 국정운영 담은 온라인 백서 ‘국민보고’에는 K-방역에 대한 자화자찬만 있을 뿐이다. 마지막까지 실망스럽다. 대선의 결과를 잊어선 안된다. 그 선거는 야당의 승리가 아닌 정부·여당의 패배였다. 김윤주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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