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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코스트코에 가면 꼭 사는 게 있다. ‘연어’다. 샐러드가 곁들어진 것이나 횟감용 필렛(덩어리) 형태로 구매한다. 집으로 돌아와 하얀 접시에 붉은 연어를 담는다. 그리곤 소주를 꺼낸다. 소주 한 잔을 입안에 털어 넣는다. 연어를 집어 든다. 어쩜 연어는 색깔조차 맛있나 싶다. 영롱한 붉은 자태에 이미 취한 기분이 든다. 연어를 입에 넣고 나면 더하다. 부드러운 살점이 사르르 녹는다. 감탄이 절로 난다. 술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드넓은 노르웨이 해역을 항해하는 기분까지 든다.

☞연어를 예찬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풍부한 영양분이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산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다. 연어는 강으로 올라가기 위해 힘찬 비행을 한다. 그런 강인한 생명력 덕인지 건강에 좋은 건 다 갖추고 있다. 연어에 풍부한 오메가3의 효능만 말해도 너무 많다.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의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또한 뇌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그래서인지 알츠하이머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오메가3의 지방산은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에게 좋다고 한다. 또 연어는 각종 비타민을 품고 있다. 비타민A는 눈에 좋다. 비타민D는 뼈 건강과 면역기능에 탁월하다. 비타민 B12는 피로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심지어 단백질도 많아 탈모에도 좋다. 참고로 연어 알엔 비타민E가 많아 노화를 방지해 준다. 이렇게 훌륭해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됐다고 하니 말 다 했다.

☞연어는 ‘다이어트’에도 좋다. 100g당 161kcal 정도다. 고영양·고단백 식품이니 건강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그래서인지 닭 가슴살이 지겨운 다이어터들에게 인기다. 연어샐러드·연어 스테이크는 한 끼로 충분하다. 부담 없는 음식이라 그런지 연어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맛도 좋고 살찔 걱정도 덜하다. 이 때문인지 여 후배들과의 추억엔 늘 연어가 있다. 2차 안주는 늘 연어였다.

☞슬프게도 연어와 만나기 어려워졌다. 놀랍게도 ‘푸틴’ 때문이다.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에서 수입한다. 보통 러시아를 경유해 들여온다. 그런데 러시아가 영공을 폐쇄하며 하늘길이 막혔다. 우회해 들어오다 보니 운임비가 비싸졌다. 연어 가격 또한 올랐다. 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환율·고유가 사태까지 겹쳤다. 연어 항공운임은 전쟁 전 ㎏당 2500원에서 현재 8000원대까지 올랐다. 심지어 항공 화물편도 막혀 발주량의 25%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연어 전문 식당은 임시 휴업을 한다. 횟집들은 연어 메뉴를 뺀다. 마트 내 연어 가격도 급등했다. 그야말로 ‘유감’이다. 푸틴이 ‘세계 평화’만 앗아간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내 ‘행복’ 마저 빼앗았다. 정말 여러모로 극악무도한 범죄자다.

김윤주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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