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익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서양에서는 닭을 겁이 많은 동물로 여긴다.

그래서 겁이 많아 도망가는 겁쟁이를 치킨이라고 표현한다.

1950년대 미국 젊은이 사이에서 ‘치킨게임’이 유행했다.

한밤중 도로에서 두명이 차를 타고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일종의 담력 시험을 하는 게임이다. 핸들을 꺽지않고 직진하는 자가 승자가 되고, 핸들을 꺽어 피하면 패자가 된다.

목숨을 걸고 엑셀레이터를 밟는 젊은이들은 사라졌지만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형태로 한치의 양보없는 치킨게임들이 행해지고 있다.

치킨게임은 한쪽이 포기하면 다른 한쪽이 이득을 얻지만 아무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공멸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를 가르킬 때 사용된다.

우리는 공멸하는 치킨게임이 아니라 사슴사냥게임으로 서로 상생할 수도 있다.

사슴사냥은 혼자 할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몰이조’와 ‘매복조’로 역할을 구분하고, 서로의 자리를 지켜야한다.

몰이조는 사슴이 있다고 짐작되는 곳을 둘러싸고, 사슴을 매복조가 숨어 있는 곳으로 몰아간다. 이때 매복조가 화살이나 총을 쏘거나 덫을 놓아 잡는 것이다.

사냥꾼의 지휘 아래 사슴의 흔적을 따라가지만, 오랜시간 사슴이 나타나지 않을 때 사냥에 참여한 사람들은 초조해진다. 이때 뛰어가는 토끼를 발견한다면 몰이꾼은 갈등을 하게 된다.

사냥꾼이 ‘사슴이 나타날 때까지 결코 자리를 뜨면 안된다’고 했지만, 몰이꾼은 언제 사슴이 나타날지 모르고 눈앞에 보이는 토끼를 잡는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 할 수 있다.

사슴 사냥을 포기하고 토끼를 잡으려 나선 사람이 생기면 구멍이 생기고, 사슴이 그 구멍을 통해 달아날 수 있다. 그럴 경우 사슴게임에 동참했던 조직원들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와 너무나 비슷하다. 모든 조직원이 하나 돼 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성과를 이뤄 나갈 수 있도록 노력 해야 하지만, 몇 사람이 토끼에 현혹돼 포위망를 망가뜨리는 사례가 넘쳐 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휘를 따르지 않는 조직원은 일벌백계하고, 지휘에 따라 성과를 낸 조직원에게는 그에 따른 보상을 주면 된다.

이타적인 행동은 손해 보는 듯 하지만 서로 신뢰하고 타인을 배려하기 때문에 이런 부류의 조직원이 많은 집단은 반드시 승리하고 성과를 얻어 내게 된다. 진정한 사슴사냥 게임을 위해서는 이타적인 조직원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자.

나는 어떤 조직원인가?

내가 속한 조직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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