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학회 한서대학교 디자인융합학과 교수

▲ 도학회 한서대학교 디자인융합학과 교수
▲ 도학회 한서대학교 디자인융합학과 교수

외모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듬기에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육체는 똥을 담고 있는 똥자루고 죽으면 역겨운 냄새를 풍기며 썩어 문드러질 몸뚱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는 이도 있다.

필자는 대학에 다닐 때 미술대학 조소과라는 학과의 특성상 인체해부학을 공부했다. 근육, 뼈와 같은 단순하게 인체의 형태를 파악하는 공부도 했고, 각종 신체 해부 사진이 적나라하게 실려 있는 의과대학에서 사용하는 해부학 책을 보면서 인간의 실상을 느끼려 노력하기도 했다. 그리고 종교, 문화, 사회, 과학, 등 온갖 분야들에서 사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했다.

지난 학기 나는 수업 중 언뜻 머리에 떠오른 것이 있어 학생들에게 사람 뇌의 모양이 어떤지 심장의 모양은 어떤지를 물었다. 학생들은 내 질문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는지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종이를 꾸깃꾸깃한 것 같은 뇌의 모양을 말하고 하트모양의 심장을 말하니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뇌와 심장의 모습을 말했다. 우리 신체의 모든 곳에는 뇌의 촉수라 할 신경이 뻗어있고 마찬가지로 심장의 모든 미세혈관이 우리 신체의 구석구석에까지 미쳐있으니 사실 뇌의 모양과 심장의 모양은 우리 신체의 모양과 똑같지 않은가 하고 물으니 학생들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그런 거 같다고도 했다.

뇌는 눈, 귀, 코, 혀, 피부를 통해서 외부의 사물을 인지하고 근육에 명령을 내린다. 심장은 허파와 위장을 통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산소와 영양소 등 온갖 새로운 물질들을 신체 구석구석으로 보내고 사용 기간이 만료된 내부의 찌꺼기를 밖으로 내보내 육체가 생명 있는 상태로 유지되게 한다. 뇌만 건강하고 심장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도 우리는 온전하게 유지될 수 없다. 뇌와 심장이 우리 인체의 두 핵심인 만큼 죽음에도 뇌사와 심정지사가 있다. 또, 사람의 마음 중 하나는 머리에 있고 다른 하나는 심장에 있다고도 한다. 어쨌거나 두뇌와 심장은 생명의 근본 기관이고 우리 육체가 뇌의 모습이며 심장의 모습이라 하여 크게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육체에서처럼 우리 사회의 뇌와 심장은 무엇일까? 정치와 경제일까? 종교와 과학일까? 무엇이든 상관없다. 뇌가 없는 심장이 있을 수 없고 심장 없는 뇌가 있을 수 없듯이 우리 사회도 서로 다른 것이 잘 융합을 이룰 때 건강하게 유지된다.

3월은 만물에 물이 올라 다시 피어나는 계절이라 한다. 그동안 온갖 이슈로 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최대의 정치행사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우리의 신체가 뇌와 심장으로 완벽하게 엮여 이루어지듯 국민들도 진영의 갈등과 반목을 거두고 건강한 하모니를 이루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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