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알고는 못 먹는다. 보고는 못 먹는다. 지난해 본 중국 알몸 배추 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구역질이 났다. 맨발 고춧가루 영상도 마찬가지였다. 그 영상들을 본 이후 중국산 김치는 못 먹겠다. 그전엔 중국산 김치를 먹어도 크게 신경 안썼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원효대사도 해골물인 걸 알고 나서는 토하지 않았던가.

☞이젠 국산 김치도 못 먹을 판이다. 엊그제, 국내 유명 식품업체 한성식품 자회사가 운영하는 김치공장의 위생문제가 불거졌다. 보도된 영상은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직원들이 거뭇거뭇 한 배춧잎을 골라낸다. 무는 안쪽이 갈변되고 보라색 반점이 피어있다. 심지어 직원들조차 "더럽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깍두기용 무가 담긴 상자엔 물때와 곰팡이가 붙어있다. 포장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가 달려있다. 밀가루 풀에는 곰팡이가 보인다. 2022년, 대한민국서 일어나는 일이 맞나 싶다.

☞한성식품이라서 더 충격적이다. 한성식품은 김순자 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김 씨는 전통 명인 29호이다. 심지어 ‘김치 명인 1호’이다. 구매자들은 그래서 더 믿고 구매했다. 한성식품의 김치는 홈쇼핑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한성식품의 김치는 해외에서도 많이 팔렸다. 문제가 된 공장도 물량의 70%는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 외국서 ‘한국산 김치 불매운동’이 일어날까 걱정이다. 김치 종주국의 ‘시뻘건 민낯’이다.

☞한성식품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해당 공장의 폐쇄까지 검토한다고 한다. 하지만 찝찝하다. ‘과연 이 공장만 그럴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또 ‘과연 이 회사만 그럴 것일까’라는 의심도 든다. 우리는 쓰레기만두·살충제 계란 등 많은 ‘먹거리 파동’을 겪었다. 그런데 사라지지 않는다. 잊을만하면 터진다. 오늘도 누군가 ‘조리’가 아닌 ‘비리’를 한다. 그렇게 비양심을 판다. 먹는 걸로 장난 좀 치지 마라. 죄 없는 이들까지 욕 좀 먹이지 마라. 걸리면, 문제 된 음식만 평생 먹이는 형벌을 내리고 싶다.

김윤주 편집팀장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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