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 노출되며 혈관수축… 혈압 상승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 등 대표 질환
두통·시야장애 발생 시 즉시 병원 가야
연탄 사용·캠핑 시 일산화탄소 중독 주의

▲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김형일 교수
▲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김형일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겨울 한파에 대비해 여러 가지 주의해야 할 질환이 많다. 우리 몸은 정상 체온보다 체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혈관과 관계된 질환들은 생명을 위협하거나, 장애를 남길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날씨와 미세먼지로 인해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2019 사망원인통계 결과(통계청)’ 사망원인 2위와 4위를 기록하고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하는 질환이다.

[심뇌혈관질환]

◆겨울철 급성질환 발생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일교차가 큰 겨울철에는 혈관이 원인이 되는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이 증가한다. 이는 겨울철에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수축이 심해지고 그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뇌혈관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겨울철에 조심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심뇌혈관질환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을 들 수 있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병이 협심증이며 협심증이 더 심해져서 심장세포가 괴사하기 시작하는 것이 심근경색이다. 또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는 것이 뇌경색, 터져서 주변으로 피가 새는 것이 뇌출혈이며 이 둘을 합쳐서 뇌졸중이라고 부른다. 혈관질환과는 별도로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발생하기 쉬운 질환이 바로 연탄가스 중독으로 많이 알려진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급성 심뇌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 즉 가슴 부위 통증이다. 물론 가슴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협심증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흉통을 유발하는 원인 중 가장 위험하고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것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었는데 가슴이나 명치가 아프다거나, 특히 이때 아래턱이나 팔 부위가 같이 아플 수도 있으며 때에 따라 호흡곤란이 유발될 수 있다. 뇌졸중의 경우에는 갑자기 시작하는 두통, 어지러움, 발음이 잘 안 되는 구음장애, 팔다리 어느 한쪽으로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이상해지는 증상, 걸을 때 쓰러질 것 같은 현상들이 대표적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갑자기 발생하는 시야장애도 뇌졸중의 한 가지 증상일 수 있다. 이 두 질환은 심한 경우 급성 심정지를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발생한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즉시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뇌졸중 환자의 경우 일반인들이 ‘한숨 자고 나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일산화탄소 중독]

◆일산화탄소 중독은 어느 때 발생하나?

겨울철과 관련해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질환은 흔히 ‘연탄가스 중독’이라고 알려진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우리 혈액 속에는 산소를 결합, 체내 곳곳에 공급해주는 헤모글로빈이 있는데 일산화탄소 중독이 되면 산소가 결합해야 할 헤모글로빈 부분에 일산화탄소가 대신 결합하고 산소가 결합하지 못해 결국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연탄으로 난방을 하던 과거에 많이 발생했었지만 현대화되면서 그 숫자는 많이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이유는 자살 시도로 인한 연탄/번개탄 흡입과 캠핑족 증가에 따른 사고 때문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어떻게 치료하나?

일산화탄소 중독 시에는 중독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심한 경우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산소를 주는 고농도산소 치료와는 다른 형태로, 밀폐된 공간에 입실해 고압의 산소치료를 시행하는 기계이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뇌병변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 이 고압산소치료 기계는 모든 병원마다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별로 일산화탄소 중독환자가 발생 시 가능하면 고압산소 치료가 있는 곳으로 환자를 이송,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이송하는 동안 고농도산소를 투여하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특히 임산부는 대부분 고압산소 치료를 시행해야 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은 무엇인가?

일산화탄소 중독은 체내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민감한 장기는 뇌이다. 지연성 신경학적 후유증의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의식장애를 대표적으로 요실금이나 변실금, 보행장애, 인지기능 장애, 진전이라고 하는 손발의 떨림, 전신 쇠약, 언어 장애, 무언증, 우울증 등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한다. 이 중 의식장애, 요실금, 보행장애 이 세 가지 증상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단국대병원 응급의학과 김형일 교수는 "이러한 질환들이 겨울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위험인자가 없는 분들도 갑자기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혈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추운 날씨 등의 외부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받기 쉬운 겨울철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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