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대 男 암 사망원인 1위… B형간염·술·C형간염 등 발병 원인
간질환 환자 대상 초음파·혈액검사 상·하반기 한번씩 무료 시행

▲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석배 교수
▲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석배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신체 대사, 면역, 해독 등 다양한 일을 하는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간암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기에 침묵의 암으로도 불린다. 암 발생률은 6번째이지만 재발률이 높고 전체 암 사망률 중 2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협적인 암으로 꼽히는 간암에 대해 김석배 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Q1. 간의 기능과 간암의 특징은 무엇인가?

간은 우리 몸의 화학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 듯이 간은 단백질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만들고 저장까지 한다. 또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온 약물이나 해로운 물질을 해독하고 세균과 이물질도 제거해 준다. 그리고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가 잘되게 하는 담즙산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간에 발생하는 암은 크게 간세포암과 담도암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간세포암에 대해서 주로 말하고자 한다. 우선 간암은 갑상선, 위, 대장, 폐, 유방에 이어서 6번째로 흔한 암이다. 발생률은 6번째이지만 사망자 수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아 치료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특히 40~50대 남성에서는 암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암이라고 할 있다.

Q2. 간암의 위험요인과 고위험군은 어떻게 되나?

간암의 위험요인을 한마디로 말하면 간염, 간경변 같은 간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같은 만성 바이러스 간염을 앓고 있거나 과도하게 술을 마시거나 지방간이 심해서 흔히 말하는 간수치가 높은 상태가 지속하면 간이 점점 딱딱해지고 굳게 된다. 이렇게 간이 점점 손상되면 간암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즉 대부분 간암은 손상된 간에서 발생하며 정상 간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간암의 고위험군은 간염, 간경변 같은 간질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은 만성 B형간염이며 그다음으로 술, 만성 C형간염이다.

Q3. 간암의 증상은?

간은 우리 몸에서 단일 장기로는 가장 크다. 그래서 그런지 간암의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거나 파열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다. 또 간암은 기존에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간암의 증상과 기존 질환의 증상이 혼동돼 간암이 생겨도 잘 모르는 수가 많다. 일부 환자에서는 우상복부의 통증이 있고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며 피로, 쇠약감, 체중 감소 등이 있을 수 있다.

Q4. 간암의 조기 검진 권고안은 어떻게 되나?

간암이 생길 위험성이 높은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간경변 등의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부 초음파나 CT 같은 영상검사와 혈액검사를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국가에서도 위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상하반기에 한 번씩 무료로 시행해 주고 있으니 꼭 검사를 받도록 권한다.

Q5.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의 대상과 방법은 어떻게 되나?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는 총 4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국소치료술’로 간암을 바늘이나 주사기로 찔러서 열이나 알코올 등을 이용해 국소적으로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간암의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으면 시행하는데 대개 3㎝ 이하, 3개 이하의 간암에서 시술한다. 간암의 크기가 작을 때 완치율이 수술만큼 높아서 수술을 시행할 수 없을 때 사용한다. 두 번째는 ‘경동맥색전술’이다. 이것은 간암에 피를 공급하는 간동맥에 항암제와 젤라틴 스펀지 같은 색전물질을 주입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간암의 크기가 크고 개수가 많거나 위치가 좋지 않아 수술이나 국소치료술이 용이하지 않을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방사선치료’이다. 예전에는 간암 치료에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방사선치료 기법이 발달함에 따라 점차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간절제술, 간이식, 국소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전신항암치료’이다. 간암이 혈관 침범이나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 또는 다른 치료 방법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고려하게 된다.

Q6. 간암의 수술적 치료 대상과 방법은 어떻게 되나?

수술로 간암을 제거할 수 있으면서 마취가 가능한 환자는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간은 전체 부피의 70~80%까지 절제할 수 있지만, 간암 환자의 경우 대개 만성 간질환이나 간경변증이 동반돼 대량 간절제 수술을 하면 이후 간부전에 빠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수술 전 다양한 방법으로 간기능을 평가해 절제가 가능한 범위를 결정하게 되며 종양 크기가 같다고 하더라도 개인별로 절제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간암 수술은 전통적으로 개복술로 시행했으나 최근 복벽에 작은 구멍을 뚫고 복강경을 이용해 간을 절제하는 복강경 절제술도 점차 많이 시행되고 있다. 복강경 절제술은 상대적으로 절개창이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종양의 위치에 따라 기술적으로 시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Q7. 간이식은 말기 환자에게서만 시행되는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말기 간암 환자에게는 재발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시행하지 않는다. 간암에서 간 이식은 간 외 전이와 혈관 침범이 없으며, 단일 결절이면 5㎝ 이하, 다발성 결절이면 3개 이하이면서 각 결절의 크기가 3㎝ 이하일 때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기준보다 크거나 개수가 많으면 재발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다소 진행된 암이어도 간 이식을 시행하고 있어서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김석배 교수는 "간암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간암은 정상 간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술과 비만에 의한 간염도 전문의와 상의해서 조절하면 간경화로 진행하는 것을 막고 간암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단 간경화로 진행하면 간암의 발생률은 높아지기 때문에 그전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꼭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전문의와 상의해서 간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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