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성 대전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단장(충남대 예방의학과 교수)

우리나라 코로나19 유행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지난달 3주차에 점유율 50%를 돌파하면서 우세종이 됐다. UK Health Security Agency의 브리핑 자료에 의하면 오미크론의 경우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은 3배가량 높고 3차 예방접종에 대한 감염예방 효과는 낮아 유행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의 연령 표준화 치명률은 오미크론의 경우 0.16%로 델타 변이(0.8%)에 비해 약 0.2배 낮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치명률은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과 예방접종 효과 감소는 2~3월 대규모 유행 가능성을 시사한다. 세계보건기구도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도는 낮지만 전파력이 높아, 유행 규모의 급증 시 의료체계에 부담을 야기시킬 수 있어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한 바 있다. 특히 고위험군이 밀집된 노인요양시설에서 집단 감염 위험이 높아 위중증 사례가 급증하게 되면 유행관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오미크론의 특성을 반영해 정부는 이달 초부터 새로운 대응전략을 실시해 코로나 유행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오미크론 대응 방역체계 전환의 핵심은 전체 확진자에 대한 통제와 관리 대신 60세 이상 고령층 등 위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큰 대상자에게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집중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유행폭증에 대비해 대전시민이 실천해야 할 핵심적인 사항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만일의 감염에 대비해 도움 받을 의료기관과 지인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감염자와 접촉 또는 감염이 의심된다면 검사 가능한 동네 의원이나 자가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로 먼저 감염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과 시청에서 안내하는 재택치료 서비스 절차 또한 미리 파악해둔다면 감염 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의 새로운 수단으로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치료제(팍스로비드)가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은 오미크론 재택치료에 긍정적인 소식이다.

두 번째, 2차 접종 완료 후 3개월이 경과한 경우 가까운 동네 의원에 3차 접종을 예약해야 한다. 예방접종은 오미크론 감염 예방과 중증화 억제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세 번째, 손씻기, 1일 3회 이상 환기, 불필요한 모임 최소화 등 생활 속 방역수칙 준수와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높아진 오미크론의 전파력에 대응해 마스크는 KF94나 KF80을 선택한다.

네 번째, 학교 및 직장에서 확진자 발생에 따른 사회적 기능 일시 정지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비대면 방식의 대안을 미리 준비한다면 물질적, 심리적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대신 포용의 자세도 필요하다. 누구든 언젠가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대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시민 개개인의 인식전환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에 과도한 공포를 갖지 않고, 불편하지만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단순 바이러스로 생각해 본인 스스로 노출을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일일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오미크론 유행을 먼저 경험한 영국의 경우 일별 양성자수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이러한 영국의 긍정 신호를 좌표 삼아 우리 역시 다가오는 오미크론 유행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올해를 대전시 코로나19 종식 원년의 해로 만들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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