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규 금산소방서장

동장군의 기승으로 몸을 움츠렸던 겨울은 휴식과 준비의 시간이며 지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계절이다.

겨울이 이제 끝을 달리고 있다.

임인년 새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벌써 2월의 중간을 지나고 부활과 소생, 성장과 희망의 계절이라는 봄이 성큼 코 앞으로 다가왔다.

움츠렸던 몸을 펴고 두꺼운 패딩과 난방용품의 먼지를 떨어내면서 아쉬운 시간을 뒤로하고 봄을 맞이해야 할 때임을 실감한다.

봄은 갈색으로 덮여있는 풀잎 사이로 연두빛 고개를 들고 겨울에 지쳐있던 사람들을 야외로 유혹하는 계절이다.

늘어나는 야외활동만큼 봄철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다중이 모이는 실내시설보다는 인적이 뜸한 야외에서 가족, 연인과 함께하는 차박, 캠핑과 같은 야외 여가활동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소들이 안전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안전시설 설치 요건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이 현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소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화재에 취약하고 소방서로부터 원거리에 위치한 곳이 많아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소방차의 도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건조해진 주변 산림으로도 불이 급격히 확대되어 대형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외로 나가서 즐기기 위해 챙겨야 하는 많은 물품이 많지만 ‘안전’이라는 필수품은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

캠핑·야영장서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초기화재에 매우 효과적인 소화기를 항상 곁에 두어야 한다.

또한 화로나 가스렌지 등 불을 사용할 경우에는 주변에 장작과 옷 같이 불에 타기 쉬운 물건들을 주변에서 멀리 두는 것이 중요하다.

조명이나 난방용품의 과도한 전기 사용 또한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원플러그 연결은 피해야 하며 물에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은 연기에 의한 질식사가 주된 원인이다. 캠핑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은 대부분 산림과 인접해 있어 일교차가 크다.

잠을 잘 준비를 하며 추위를 피하기 위해 종종 밀폐된 텐트 내부에서 가스나 숯불 등을 피워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공기 중 산소농도를 저하시켜 일산화탄소가 발생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로 매년 이와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 지역인 금산에서도 한 야영장 텐트내에서 불을 피워놓고 잠을 청하던 2명의 사람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야외 활동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안전사고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소한 길과 험로가 많은 캠핑지는 소방차의 신속한 출동에 어려움이 있다.

캠핑객들은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마음가짐을 되새겨야 한다.

캠핑지에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안전지대로 만드는 일에 사용자들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이 봄 연두빛 새싹이 언 땅을 뚫고 고개를 삐쭉 내밀 듯 ‘안전’이란 두 글자도 우리의 일상 이곳저곳에 고개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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