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문 대전서구부구청장

아침저녁으로 아직 쌀쌀한데 모레 19일이 벌써 우수(雨水)다.

우수는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는 절기로 겨울철 추위가 풀리고 눈과 얼음이 녹아 빗물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수 뒤 얼음 같다"라는 말이 있고 "우수 경칩이 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속담도 있듯이 봄을 재촉하는 날인 셈이다.

날씨만 풀리는 게 아니다.

농경 사회에서는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기이기에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다.

입춘이 지나 우수가 코앞이고 햇살은 봄 기운을 머금고 있는데 우리의 마음에는 아직 봄이 들어설 여유가 없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5만명을 웃도는 신규 확진자 발생이 수일 째 지속되고 재택 환자도 23만명을 넘어섰다. 대전도 최근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이웃과 동료가 확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는 불안한 일상의 연속이다.

오는 21일이면 대전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온 지 꼭 2년이 된다. 지난 2년 동안 시민들은 코로나에 맞서 그야말로 ‘사투’를 벌였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백신 접종으로 잡힐 것만 같던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며 그토록 갈망하는 일상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소중한 일상 회복의 시계는 시침과 분침을 뒤로 더 돌려놔야 할 상황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상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되 어려운 상황을 흔들림 없이 헤쳐 나가는 용기와 지혜다.

"최선의 것을 희망하라. 그러나 최악의 것에 대비하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확진자 급증으로 확진자와 접촉자 등에 대한 관리 매뉴얼이 바뀌면서 일부 혼선도 발생하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지침이나 매뉴얼과 관계없이 개인 방역과 백신 접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의 난관을 극복해야 우리가 그토록 희망하던 일상 회복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된 후 황대헌 선수는 좌절하는 대신 SNS에 이런 글을 남기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장애물을 만났다고 멈춰야 하는 건 아니다. 벽에 부딪히면 돌아서서 포기하지 말라. 어떻게 벽에 오를지 벽을 뚫고 나갈 수 있을지 돌아갈 방법이 없는지 생각하라"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남겼던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황대헌 선수는 1500m 경기에 나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로나 확산세에 지난 2년 상황은 엄중했지만 장애물을 만났다고 우리가 멈췄던 적은 없다.

어떻게 벽에 오를지 벽을 뚫고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으며 여기까지 왔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완연한 봄이다.

꽃샘추위가 매서운 법이지만 계절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듯이 코로나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1년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최선을 희망하되 최악에 대비하는 자세로 서구의 모든 공직자도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봄은 온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