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석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말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직전(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5%p 낮은 4.4%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경제 전망을 좌우하는 주요인은 무엇일까? 수많은 이슈 중 큰 맥락에서 보면 두 가지 요인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이고 나머지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다.

현재 세계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다. 구체적으로는 미 연준이 현재의 제로금리를 언제, 얼마만큼, 얼마나 빨리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중 5회 가량 금리를 인상하고 하반기에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CB의 입장도 미 연준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최근 10년간 한 번도 금리를 인상한 적 없는 ECB이지만 얼마 전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러한 미국 및 유로지역의 통화정책 변화는 국제금융시장, 특히 신흥국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반면 중국은 최근에도 통화정책 완화(지급준비율 인하)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실물경제를 지원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정책방향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짐작케한다. IMF도 금년 중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p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이슈는 인플레이션이다. 국제원자재가격은 코로나19(이하 코로나) 발생 직후 일시 급락한 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정학적인 요인까지 가세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원자재가격의 대표격인 국제유가는 올해 2월 초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했다. 글로벌 공급차질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뉴욕연준이 공표한 ‘글로벌공급망압력지표(GSCPI)’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직후 시작된 공급망 혼란은 분석대상으로 삼은 1997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다. 이러한 공급차질이 해소되는 데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려스럽게도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심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6%로 199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올해 1월까지 4개월째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가지 이슈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고 인플레이션은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둘 중 어떤 것에 대해서도 예단하기는 어렵다. 임인년, 우리 경제가 호랑이 기운을 받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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