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최 이봉주 전국마라톤 대회
박상돈 시장 "설계 맡겨보라" 제안
李 "최고의 대회 위해 고민 할 것"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난치병으로 투병 중이던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8일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천안시청을 방문했다.

천안시 등에 따르면 이봉주 선수는 이날 오후 2시경 박상돈 천안시장실을 찾았다. 이날 방문에는 이 선수 외에도 최원중 이봉주장학재단 회장과 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 등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베레모를 쓰고 모습을 나타낸 이봉주 선수는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듯 장학재단 관계자에게 몸을 의지하며 시장실로 들어섰으나 대체로 건강을 되찾은 듯 보였다. 이 선수는 올해 10월쯤 개최 예정인 ‘이봉주 전국마라톤 대회’의 코스 개발을 위한 협의 차원에서 시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 난치병으로 투병 중이던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8일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천안시청을 방문해 박상돈 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재범 기자
▲ 난치병으로 투병 중이던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8일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천안시청을 방문해 박상돈 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재범 기자

당초 시는 시 경관과 역사를 담은 코스 설계로 타 대회와의 차별성을 두고자 했다. 그런데 박 시장이 "그럴 바엔 이봉주 선수에게 직접 코스 설계를 맡겨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내놨다고 한다. 여기에 이 선수가 흔쾌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유명 마라토너의 이름을 딴 대회는 여러 곳에서 개최됐으나 선수가 직접 코스를 개발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가칭 ‘봉봉봉 코스’(봉주가 만든 봉주로 코스 봉주와 함께)로 불릴 대회 코스는 대회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이봉주 선수는 "시장님 의견이 너무 좋은 것 같고 지금까지 설계해서 대회를 한 적이 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것인데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최고의 대회로 빛날 수 있게 고민을 많이 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국민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서 재활하고 있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돈 시장은 "아놀드 파머나 잭니콜라우스 이름을 딴 골프 코스가 있듯이 마라톤 달인인 이봉주 선수 이름에 걸 맞는 코스를 설계해 주십사 부탁을 드렸다"며 "조급해하지 말고 몸을 먼저 만들고 해서 잘 마련해 달라. 열심히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천안 출신인 이봉주 선수는 천안성거초와 천안천성중을 졸업하고 1996년 제26회 애틀란타 올림픽마라톤 은메달과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등 많은 대회에서 수상하며 국민영웅으로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은퇴 이후 TV 프로그램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지난 2020년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으면서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한 채 투병생활을 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천안에서는 이 선수의 투병 생활이 알려진 후 각계각층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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