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문화공간 새출발 대전 디캔센터 가보니
구 대전청년구단 자리에 예술인 위한 문화예술 거점 공간 조성
제2쌈지길 꿈꿨지만 10개 사무실에 5개 업체만 입주 ‘썰렁’
일반 방문객 사실상 없고 옛 흔적 아직 남아… "관심·지원 必"

▲대전 동구 원동에 위치한 'D-CAN센터'에 방문객을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전민영 기자 
▲대전 동구 원동에 위치한 'D-CAN센터'에 방문객을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전민영 기자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7일 정오 대전 동구 원동 중앙메가프라자에 위치한 ‘D-CAN센터(이하 디캔센터)’

군데군데 불이 꺼진 이곳엔 적막함과 찬 기운만이 맴돌았다.

디캔센터는 대전문화예술네트워크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 지난해 폐업한 구 ‘대전청년구단’ 자리에 음악·영상·문화행사 등 업체, 공연장·스튜디오·악기 쇼핑몰 등 공간을 구성해 만든 문화예술 향유 공간이다.

지역 예술인의 소규모 공연, 라이브커머스 방송 등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조성해 ‘제2의 쌈지길’로 조성하기 위해 계획됐다.

지난해 10월 기대 속에 운영을 시작했던 것과 달리 이날 찾은 디캔센터는 썰렁함만 가득했다.

▲7일 대전 동구 원동에 위치한 ‘D-CAN센터’ 입주사무실이 군데군데 공실로 남아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7일 대전 동구 원동에 위치한 ‘D-CAN센터’ 입주사무실이 군데군데 공실로 남아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총 10개인 임대사무실엔 5개 업체만 입주한 상태였으며, 카페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입주 기업의 사무실들엔 제대로 된 출입문조차 없어 임시방편으로 블라인드로 입구를 가려놓은 상태.

입주기업이 적어 넓은 홀 전체를 돌릴 난방비가 부담돼 난방을 꺼놓다 보니 공용회의실에 앉아 업무를 보는 입주자도 있다.

이날 관계자를 제외하고 디캔센터에 방문하는 일반 방문객은 없었다. 공연이 없는 이상 디캔센터를 방문하는 방문객은 사실상 0명이라는 게 협동조합 측 설명이다.

협동조합 한 관계자는 "인근에 청소년위캔센터, 동구공동체지원센터, 으능정이거리 등이 위치해 입지가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도 아닌데 거점 공간들과 연계가 되지 않는다"며 "공연도 개최하고, 홍보도 계속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발길은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7일 대전 동구 원동에 위치한 중앙메가프라자 건물에 지난해 5월 폐업한 ‘청년구단’ 간판이 남아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7일 대전 동구 원동에 위치한 중앙메가프라자 건물에 지난해 5월 폐업한 ‘청년구단’ 간판이 남아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디캔센터가 운영 4개월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청년구단 흔적도 그대로.

건물 외관만 둘러봐도 청년구단 시절 설치된 냄비모양의 조형물, ‘배고플 땐 고기 앞’ 등 식당 관련 문구, 청년구단으로 표기된 표지판 등이 쉽게 눈에 띠었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내부 리모델링이야 조합이 자체적으로 진행했지만 외부 조형물, 건물 표지판 등 지자체에서 철거해야 할 기본적인 것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며 "하드웨어조차 상황이 이런데 인근 상권과의 연계, 콘텐츠 개발 등 소프트웨어 지원은 말할 의미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 지었다.

문화계는 원도심 및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적극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민혈세 20억원이 투입된 청년구단의 폐업으로 사실상 방치될 수 있었던 공간이 문화예술 공간이 재창조됐기 때문에 지자체도 인근 상권 연계, 콘텐츠 개발 등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청년구단 사업 종결로 인해 해당 공간에 대해 시에서 관리·지원하는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청년구단 폐업과 함께 사실상 현재 시에선 해당 공간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건 없다"면서도 "다만 원도심, 전통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시설 현대화 등이 필요할 경우 시에서도 지원토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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