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문화공간 새출발 대전 디캔센터 가보니
구 대전청년구단 자리에 예술인 위한 문화예술 거점 공간 조성
제2쌈지길 꿈꿨지만 10개 사무실에 5개 업체만 입주 ‘썰렁’
일반 방문객 사실상 없고 옛 흔적 아직 남아… "관심·지원 必"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7일 정오 대전 동구 원동 중앙메가프라자에 위치한 ‘D-CAN센터(이하 디캔센터)’
군데군데 불이 꺼진 이곳엔 적막함과 찬 기운만이 맴돌았다.
디캔센터는 대전문화예술네트워크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 지난해 폐업한 구 ‘대전청년구단’ 자리에 음악·영상·문화행사 등 업체, 공연장·스튜디오·악기 쇼핑몰 등 공간을 구성해 만든 문화예술 향유 공간이다.
지역 예술인의 소규모 공연, 라이브커머스 방송 등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조성해 ‘제2의 쌈지길’로 조성하기 위해 계획됐다.
지난해 10월 기대 속에 운영을 시작했던 것과 달리 이날 찾은 디캔센터는 썰렁함만 가득했다.
총 10개인 임대사무실엔 5개 업체만 입주한 상태였으며, 카페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입주 기업의 사무실들엔 제대로 된 출입문조차 없어 임시방편으로 블라인드로 입구를 가려놓은 상태.
입주기업이 적어 넓은 홀 전체를 돌릴 난방비가 부담돼 난방을 꺼놓다 보니 공용회의실에 앉아 업무를 보는 입주자도 있다.
이날 관계자를 제외하고 디캔센터에 방문하는 일반 방문객은 없었다. 공연이 없는 이상 디캔센터를 방문하는 방문객은 사실상 0명이라는 게 협동조합 측 설명이다.
협동조합 한 관계자는 "인근에 청소년위캔센터, 동구공동체지원센터, 으능정이거리 등이 위치해 입지가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도 아닌데 거점 공간들과 연계가 되지 않는다"며 "공연도 개최하고, 홍보도 계속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발길은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디캔센터가 운영 4개월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청년구단 흔적도 그대로.
건물 외관만 둘러봐도 청년구단 시절 설치된 냄비모양의 조형물, ‘배고플 땐 고기 앞’ 등 식당 관련 문구, 청년구단으로 표기된 표지판 등이 쉽게 눈에 띠었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내부 리모델링이야 조합이 자체적으로 진행했지만 외부 조형물, 건물 표지판 등 지자체에서 철거해야 할 기본적인 것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며 "하드웨어조차 상황이 이런데 인근 상권과의 연계, 콘텐츠 개발 등 소프트웨어 지원은 말할 의미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 지었다.
문화계는 원도심 및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적극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민혈세 20억원이 투입된 청년구단의 폐업으로 사실상 방치될 수 있었던 공간이 문화예술 공간이 재창조됐기 때문에 지자체도 인근 상권 연계, 콘텐츠 개발 등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청년구단 사업 종결로 인해 해당 공간에 대해 시에서 관리·지원하는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청년구단 폐업과 함께 사실상 현재 시에선 해당 공간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건 없다"면서도 "다만 원도심, 전통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시설 현대화 등이 필요할 경우 시에서도 지원토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