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그 해 우리는’ 포스터. SBS 제공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설 연휴, 지인들의 추천으로 한 드라마를 정주행하게 됐다. 원래 내 주 종목은 추리·스릴러이지만, 이번엔 살짝 장르 외도(?)를 했다. 드라마 제목은 ‘그 해 우리는’이다.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정말 풋풋한 드라마다. 포스터마저 청량하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청춘 로맨스 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렇다. 고등학생 시절, 전교 1등과 전교 꼴찌가 다큐 때문에 한 달간 짝이 된다. 그 후 미운 정이 들어 5년간 연애를 한다. 그러다 헤어진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그 뒤를 그린다. 5년 전, 헤어진 커플이 다큐 때문에 다시 만난다. 그리고 그 복잡 미묘한 감정을 담아낸다.

☞드라마는 정말 사랑스럽다. 정말 싱그러운 여름을 닮았다. 주인공인 최우식·김다미는 물론이고 조연들까지 매력적이다. 그리고 드라마가 따뜻하다. 물론 100% 달콤한 드라마는 아니다. 잠시 쌉싸름해질 때도 있다. 특히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눈물짓게 만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어떻게든 극복해나가며 성장한다. 주인공들의 고등학교~대학교~직장으로 이어지는 서사도 아름답다. 지고지순한 풋사랑의 정석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평범한 연애를 보여준다. 싸우고, 이별하고, 화해하는 그 모종의 과정이 담겨있다.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과거를 ‘자동 회상’하게 한다.

☞사실 우리 모두에겐 ‘첫사랑’이 있다. 그 기억은 짝사랑의 소회일 수도 있고, 전 연인과의 추억일 수도 있다. 보통 처음이란 건 대개 그렇듯 미화돼있다. 그 대상은 기억 속에서 늘 빛나고 있다. 사실 첫사랑의 기준도 본인이 정립하기 나름이다. 처음 사귀었다고 해서 꼭 첫사랑이라 할 수 없다. 너무 어린 나이의 치기 어린 사랑은 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기준은 본인 마음이다. 나이가 얼마든, 지독한 열병의 상대를 만나 이게 진정 첫사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첫사랑은 왠지 함부로 자리를 내줘선 안 될 거 같다. 내 자서전 속 하나밖에 없는 대상이다. 그래서 괜히 깐깐해진다. 나 역시도 ‘첫사랑은 누구인 걸로 하자’라는 내적 타협의 시간을 거쳤었다.

☞첫사랑은 어찌 됐건 참 대단한 존재다. 아직도 첫사랑 이름만 나오면 울컥하는 한 선배가 있다. 물론 그 선배는 이미 다른 상대와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1%의 불만도 없다. 첫사랑과 재회하려는 불순한 마음 따위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시절, 아련함과 갈증 때문에 늘 같은 반응을 보인다. 첫사랑의 기억은 갑자기 문득 되살아난다. 눈·소나기를 만났을 때나, 어떤 향기를 맡았을 때나,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나 갑자기 찾아온다. 세월이 가며 변하지 않는 건 첫사랑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목을 맨다. 나도 변했고, 그도 변했을거다. 하지만 기억 속 첫사랑은 그때 그대로다. 내 청춘은 거기에 있다. 김윤주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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