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선물제공 등 친분 쌓기 활발
명품 품귀속 다양한 정보얻기 포석

한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개장시간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개장시간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명품매장 직원들이랑 친해지면 좋죠. 오히려 이런저런 사유로 친해지기도 힘들어요. 식사랑 간식이 대수인가요? 귀띔해 주는 정보가 얼마인데요.”

대전지역 백화점 VIP들 사이에서 명품매장 직원들을 향한 ‘역조공’이 유행하는 모양새다.

원하는 명품모델 구매를 위해 매장 직원들에게 식사·간식 등을 제공하는 게 통상적 관례로 자리잡고 있다는 전언이다.

26일 갤러리아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대전점, 백화점세이, 대전신세계 Art&Science 등 지역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말 기준 대전지역 백화점 VIP 인원을 6000여명으로 추산했다. 각 점포별 VIP 인원 총합은 1만 2000여 명에 달하나, 절반 가량이 중복인원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일부 VIP 고객은 명품매장 직원들과 ‘친분 쌓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간식 제공, 영화상품권 선물 등을 통해 관계를 다진다는 후문이다.

‘친분 쌓기’ 열풍은 코로나19 이후, 한층 더 가열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A 백화점 VIP 김모(33) 씨는 “코로나 장기화로 해외여행을 가기도, 사적모임을 진행하기도 어렵다. 지갑을 열 곳이 명품 구매밖에 없다”며 “대전을 떠나 전국에서 명품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전에서도 평일 명품매장에 줄을 서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명품은 돈을 주고도 못 사는 상황이 된 지 오래다. 결국 매장직원들과의 친분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친분을 쌓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고 말했다.

명품매장 직원들을 향한 역조공 그 자체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A 백화점 VIP 이모(35) 씨는 “명품 매장은 깐깐한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직원들은 브랜드 관련 정보를 함부로 노출하지 않는다”며 “직원들도 역조공에 담긴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직원들이 선을 긋고 안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지역 B 백화점 VIP 신모(39) 씨는 “혹여나 간식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친분이 쌓아지지 않는다. 직원들이 아무에게나 정보를 제공하겠느냐”며 “명품매장 직원이 아닌 백화점 내 다른 직원에게 (역조공을) 하는 경우도 많다. 직원들 간 친분을 빌려 정보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역조공 행위가 당분간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언급된다.

지역 B 백화점 VIP 이모(48) 씨는 “수도권에서는 명품매장 직원들을 향한 역조공이 성행한 지 오래다. 대전에는 이제서야 (역조공) 바람이 불고 있다”며 “코로나가 당장 종식되지 않는 한 역조공이 당분간 유행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을 통해 명품들의 가격 인상 정보를 알아냈다 가정해 보라. 그 이익은 엄청나다”며 “VIP 입장에서는 (역조공이) 결코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고 덧붙였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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