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前 청와대 행정관

대전은 시민 누구나 쉽게 가까운 산에 등산을 즐기고 때로는 호수를 바라보며 물멍(물을 보며 멍하게 있는 상태를 뜻하는 신조어)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도시다.

그러나 평소 산소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고 있듯이 대전시민들은 주변의 자연자원을 누리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외지에서 대전으로 이사 온 새내기 시민들은 이런 혜택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대전시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대전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힐링 공간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려는 노력이 그동안 많이 부족 했다는 점이다.

대전은 그동안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다른 도시에 비해 정체되 있거나 뒤쳐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대덕연구단지로 대표되는 과학기술도시, 교통도시 브랜드로는 노잼도시, 소비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

이제 대전만이 가지고 있는 분야를 선정해 경쟁력 있는 미래 도시에 걸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노잼도시, 정체된 도시 대전을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는 대전시민의 힐링 공간이자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대청호를 블루오션으로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선진국일수록 바다와 호수와 관련된 사업과 연관 산업이 발달해 있다.

특히 호수 수변과 호수 위에서의 레저, 휴양은 도시민들에게 언제나 편하게 힐링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대전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심신이 지친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는 최적지인 셈이다.

두 번째는 대청호를 묶어온 관련 법과 제도를 개정하기 위한 대전과 충북 지역 정치권의 공조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대청호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지만 논의와 요구 단계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청호는 상수원보호구역과 그린벨트가 2중으로 옭아매 있어 규제 해제나 완화에 대한 노력이 번번히 실패했다. 반면 남한강과 북한강을 가지고 있는 한강 주변은 정치권이 앞장 서 수변 지역민들의 생활 편의 요구에 맞도록 상당 부분 규제를 완화시켰다.

이번 20대 대선에서 대청호를 끼고 있는 금강 수계와 전국의 주요 강의 수계를 보유한 지자체와 정치권이 공조해 획기적인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대선 공약도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얼마 전 동구 효평동 폐교에서 열린 대청호 사진전을 관람한 적이 있다.

높은 수준의 사진 기술에 예술미가 더해져 마치 동남아 유명 관광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드론으로 촬영한 어떤 사진은 스위스 호수과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 되었다.

대청호는 더 이상 영화촬영지나 대전시민들이 잠깐 트래킹 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대전이 대한민국에서 경쟁력 있는 휴양도시로 탈바꿈해 황금알을 낳는 효자 산업이 될 수 있도록 그 가치에 맞는 법과 제도의 획기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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