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성 대전 대덕구의회 의장

"대덕구에 산다고 하면 어딘가 좀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민생현장을 다니다 보면 주민들로부터 이러한 내용의 말들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같은 대전에 위치하면서도 비교될 수밖에 없는 정주여건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일부에선 대덕구에 대해 "시골스럽다"고 낮잡아 부르는 경우도 없지 않다.

박하다 못해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오는 배경을 주민들한테서 들어봤다.

대덕구 지역 거주시설 상당수가 노후화로 인해 도시가 슬럼화됐다는 점, 지하철인 도시철도1호선이 유일하게 다니지 않는 데다 버스노선 또한 상대적으로 빈약해 대중교통 인프라가 떨어진다는 점, 대전 5개구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부재하면서 대형 유통 시설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도심의 대부분이 산업단지로 이뤄지면서 악취와 매연에 거주민들의 환경적 피해와 불편이 적지 않다는 점 등이 있었다.

10년 전쯤 대덕구에선 대전지역 자치구 가운데 상대적으로 행·재정적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이른바 ‘소외론’, ‘홀대론’이 크게 휘몰아친 바 있다.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이 흘렀지만 소외론 등은 강도가 다소 낮아졌을 뿐 여전히 해묵은 과제처럼 남아 있다.

먼저 선출직 공직자이자 대덕구의회를 이끄는 의장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발전과 구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힘썼지만 결과적으론 역부족이었다.

인구 감소, 자치분권 강화 등 여러 사정이 없지 않았지만 극복해내지 못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선거철만 되며 소외론과 홀대론이 반복되는 이유를 찾아볼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는 달라야 할 것이다.

이전의 선거 전략에서 벗어나 지역의 체질 개선을 위한 비전과 전략이 앞서야 한다. 대덕구는 여러 측면에서 대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먹거리가 풍부하다. 기능 활성화와 친환경적 혁신을 도모 중인 대전산업단지가 대표적이다.

미래 산업 대응과 근로자·거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대전의 엔진’으로서 다시 한번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선거 후보자들은 대덕산단을 활용해 대덕구를 넘어 대전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 변모하게끔 더 효과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신청사 등 행정타운이 조성될 연축지구가 진정한 혁신지구로 발돋움을 할 수 있도록 정치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도 있다.

이와 함께 현 청사가 위치한 오정동을 대상으로 공동화 현상을 대비한 철저한 준비도 요구된다.

계족산과 대청호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방안과 개발제한구역을 대상으로 한 탄력적 운용으로 지역의 가치도 키워야 한다.

또한 대덕구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모든 자치구랑 경계를 맞닿고 있고 세종시와 충북과도 지근에 위치하며 ‘충청권메가시티’에서 교통의 요지로서도 중요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한 전략도 필요하다.

대덕구의 잠재력은 확실하고 분명하다.

다만 현재로서는 발전 전략과 추진보다는 피동적이고 수동적이었던 과거에 발목 잡힌 모습이다.

이번 선거에선 대덕구의 미래가 이야기돼야 한다.

정파와 이념보다 비전과 전략에 따른 대덕구를 이끌 구민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주는 정치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