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청주 청년뜨락5959 센터장

벌써 2022년 1월의 끝자락을 향해가고 있다. 나에게 이번 겨울은 평소보다 조금 더 춥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과 한해의 다짐으로 새해를 시작하지만 나는 사람들과 달리 걱정과 고민, 두려움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연초는 정책사업이 발표되고, 기관에서는 어떤 정책사업과 함께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기간이다. 하지만 발표되는 청년 정책을 바라보며 아직 우리는 근본적인 시각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정책 사업의 근본적인 시각이 아직 ‘수혜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때가 많다. 그리고 수혜성 정책을 수행하는 청년센터도 아직 정책전달체계과정의 파트너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청년 정책과 청년센터 운영의 근본적인 목적은 청년의 삶의 질 향상이다. 하지만 정책 사업을 수행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쓰는 것은 정량적 성과지표다. 가끔은 정량적 수치를 위한 행정 업무가 정책에 참여하는 청년 개인의 욕구를 귀담아 듣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일들이 되풀이되면서 가끔은 청년센터에서 일하는 나의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많은 정책 사업이 그렇지만 정량적 수치로서 청년을 바라보고 사업을 실행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 정책 사업 중 공모 형태로 이루어지는 사업에서 수행기관의 참여 독려를 위해 인센티브제도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무조건 잘 못 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준다는 경우나 수행기관의 노고를 보상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만들었다는 식의 말을 들을때는 더 큰 회의감이 밀려온다. 이러한 말들은 결국 우리에게 청년은 곧 금전적인 인센티브로만 움직인다는 시각을 강요 하는 것 같다. 이런 시각이 확대 된다면 정량적 성과 달성을 위해 청년이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거나 사업이 청년의 욕구를 만족하지 못해도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청년 개인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끝가지 그 과정에 붙잡아 놓는 등 부정적 사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사업 설계는 정책 사업이 청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나타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너무 비약적인 생각이며, 개인의 발언을 정책 사업 자체로 과도하게 확대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정책이 청년의 삶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될지’가 아니라 ‘정책이 얼마나 많은 정량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설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센티브를 강조하는 것은 본 사업에 더 많은 청년이 참여할 수 있게 한다면 금전적인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들은 우리가 만나는 정책 사업에 알게 모르게 녹아들어 있다. 정책을 수행하거나 설계하는 개인의 시각이 정책 수행 과정에 녹아 있다. 2022년의 시작을 걱정과 함께 한 이유는 정책 설계 과정에서 우리가 아직 ‘수혜성’ 이라는 눈길로 정책을 보아서다. 이런 시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1월이 지나도 청년 정책은 아직 1월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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