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석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맞이한 새해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되면서 지난 2년 간 참 많은 것이 변했다. 대전·세종·충남경제는 코로나를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지난달 말 발표된 2020년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를 통해 코로나 전후 지역 경제의 변화를 점검해봤다.

우리 본부가 관할하는 대전·세종·충남 세 지역 명목GRDP의 합은 2020년 기준 170.8조원으로 전국의 8.8%에 해당한다. 각 지역의 성장률을 보면 대전(0.9%)과 세종(5.1%)은 플러스를 유지했고 충남(-0.5%)은 마이너스였지만 전국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전국 기준 실질GRDP 성장률은 -0.8%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전과 세종 외에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곳은 경기, 충북, 전북 등 3개 지역에 불과했다. 대전과 세종, 충남은 인접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코로나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경제 규모(GRDP 기준 전국의 2.3%)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4번째로 비교적 작은 편이다. 산업 구조를 보면 서비스업 비중(77.4%)이 서울(9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반면 제조업 비중(16.3%)은 서울(3.9%), 강원(4.0%), 제주(10.1%)에 이어 네 번째로 낮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특히 대덕특구 등 과학인프라를 활용한 연구개발업 중심의 사업서비스업이 발달했다. 서비스업에서 사업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5.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대전 실질GRDP의 플러스 성장은 낮은 제조업 비중과 높은 사업서비스업 생산 증가율(5.3%)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충남의 경제 규모(GRDP 기준 전국의 5.9%)는 경기(25.1%), 서울(22.7%)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산업 구조는 대전과 반대로 제조업(비중 50.5%) 중심이다. 충남은 전국에서 울산(58.3%) 다음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데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등이 발달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대기업들이 수도권 규제를 피하면서 수도권에 인접하고 수출항만 등을 보유한 충남에 생산 공장을 다수 설립했기 때문이다. 충남은 이와 같은 높은 제조업 비중으로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웠으나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업종의 호조가 부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2년 충남으로부터 분리된 행정수도 세종은 공공행정의 비중이 30.3%에 달하는 등 경제 구조가 여타 광역시·도와 크게 달라 큰 폭의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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