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찬 K-water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가뭄으로 보령댐 저수율이 낮아져 6개월째 용수공급조정 등을 시행중이나 현재 보령댐 저수율은 38%로 여전히 가뭄대응 중에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속가능한 물의 이용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구 평균 온도가 20년 이내에 1.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물 문제가 향후 인류 생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 지속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고자 전 세계 128개국이 탄소 중립을 선언하였고, 우리나라도 2050 탄소 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2021년 극심한 가뭄으로 엄청난 산불이 발생하여 막대한 피해를 보았고, 우리나라도 2014년 이후 지속적인 가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뭄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충남 서부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남서부 지역의 만성적 가뭄 해소를 위해 환경부, 충남도,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 K-water, 충남서부 8개 시·군 등이 손을 맞잡고, 항구적 가뭄 해소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번 협약에 따라 환경부(K-water)는 가뭄 대응을 위해 보령댐도수로를 조기에 가동하고, ‘금강권역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충남 서부권 가뭄 해소를 위한 사업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충남도와 지자체는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하여 물 수요관리와 재이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남 서부지역의 항구적 가뭄 해소는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하다. 실효적 대책의 정책반영, 대규모 재정 투입, 물 이동에 따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간의 갈등 등 이행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간의 굳건한 상생과 협력이 요구되며,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정책 수립과 적극적인 행동을 실행해 가야 한다.

K-water는 상생과 협력의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충남 서부지역의 항구적 가뭄 해소를 위하여 ‘물절약-물저축-물보험’의 3가지 대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기존 수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하여 ‘물절약’을 최우선으로 시행해야 한다. 물절약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땅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 최소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효율적 운영관리를 위하여 8개 시·군 통합으로 노후 상수관로 현대화와 상수도 운영효율화사업, 충남도가 추진 중인 충남지역 수도사업 통합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보령댐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신규 수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물저축’이 요구된다. 보령댐 등 기존 수자원시설의 공급능력 확충부터 지하수를 활용한 저류지와 대형 관정, 비상저류지 개발, 바닷물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하·폐수재이용, 기존 저수지 연계 활용에 이르기까지 대체수자원 개발과 다양한 수자원을 활용하여 충남서부권에 물이용 가능용량을 늘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극한 가뭄 발생 시에도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가능하도록 ‘물보험’을 준비해야 한다. 지역 내 취수원을 찾아 활용성을 제고하고, 인근 광역 및 지방상수도 시설과 연계를 통한 비상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번 협약으로 ‘물절약-물저축-물보험’을 구체화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틀은 마련됐다. 상생과 협력의 기반 속에서 충실히 이행된다면 충남 서부지역은 극한 기후 위기 속에서도 물 걱정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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