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훈 충남연구원장

▲ 유동훈 충남연구원장
▲ 유동훈 충남연구원장

충남은 지난해 220만 도민들의 염원을 담아 82개의 대선 공약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도 채택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갔으면 한다. 충남은 그간 현안 사업의 국비 확보 등에 많은 성과를 내왔다. 금년도에는 약 8조 4천억 원을 확보, 역사상 처음으로 국비 8조 원 시대를 열었다. 가로림만 해양정원, 경찰병원 분원 설치, 해미 국제성지화 조성 사업 등이 금년도 예산에 편성됐다. 서산공항은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에, 서해선 KTX 직결 등과 관련한 사업들이 중장기 계획에 반영됐다. 그러나 충남인의 목소리에는 항상 중앙정부에 대한 요구가 더 강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묻어 나온다. 그럴만한 이유도 있다.

ㅁ공공기관 이전

현재 전국 화력 발전 57기 중 29기가 충남에 집중돼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충남이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1위다. 미세먼지 배출량도 전국 1~2위를 다툰다. 충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1억 5천만 톤으로 국가 온실가스 총량 7억 톤의 약 22%를 차지한다. 충남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반면 충남에서 생산된 전기의 57.5%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소비된다. 충남의 아름다운 들녘을 가로지르는 송전선 다수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중앙정부는 충남에 빚을 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충남이 대한민국의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짊어지고 가야 하는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문제 등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여기에 충남은 노후화된 보령 1~2호기를 조기에 폐쇄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탈석탄,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관련 공공기관이 충남 혁신도시인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다음 정부로 넘겨진 공공기관 2차 이전 결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ㅁ충청권 은행설립

충남은 제철, 정유,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한국 산업을 견인하고 있으며 지역 총생산(GRDP)은 경기, 서울에 이어 3위이다. 하지만 소득 역외유출은 충남이 전국 1위이다. 한때 30%까지 달하던 역외유출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2019년 기준으로 20.8%에 달한다.

지역 총생산 113조 5천억 원 중 23조 5천억 원 정도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충북 역시 12조 7천억 원이 유출돼 2위이다. 충청권 소재 광역단체 2개가 전국 1, 2위를 하고 있다. 결국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등으로 사용돼야 할 재원이 다른 지방에서 쓰이고 있다. 기존 지방 은행들이 모두 해당 지역에서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을 보더라도 충청권 은행은 꼭 설립돼야 한다.

지역 내 금융 재원의 안정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충청권 메가시티 논의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역 금융에 기반한 지역 기업들의 육성도 절실하다.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ㅁKBS 충남지국 설치 등

광역단체 중 KBS 지국이 없는 곳은 충남이 유일하다. 최근 지국 설치와 관련된 예산이 KBS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220만 도민의 숙원 사업인 KBS 충남지국 설치가 이제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충남도민을 위한 첫 방송의 송출까지는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다.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민들의 성원을 기대한다. 육군사관학교도 논산으로 이전돼야 한다. 논산보다 더 나은 입지 조건을 갖춘 지역을 찾기는 어렵다. 3군 본부, 국방대와 함께 산학연 국방 클러스터의 협력체계가 완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차기 정부가 결정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다. 충남으로서는 82개 공약과제 모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충남의 목소리가 한 곳으로 모여 차기 정부에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