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바야흐로 우주의 시대이다.

1957년 스푸트니크호(舊소련)의 지구궤도 비행과 1969년 아폴로11호(미국)의 유인달탐사는 인간의 우주에 대한 탐사열정의 절정이었다.

지난 해 가을에는 미국의 혁신적 사업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4명의 민간인 우주관광객의 우주궤도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환했다.

인간의 우주탐사 목적은 우주에서 생명체를 찾고 인류와 지구의 기원에 대한 연구, 우주자원 확보, 우주식민지 개척, 군사적 이용, 외계로부터 오는 위협, 소행성충돌 문제해결 등등을 들 수 있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여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주과학과 우주외교의 연결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5G 및 반도체 기술 통제를 통해 첨단기술에 대한 국가전략을 미국 중심 세계질서에 관한 정치전략과 동일시하고 있음을 전세계에 보였다.

같은 맥락의 기술외교가 미국 주도의 우주개발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국의 유인달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발표하고 우주개발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협력의지는 확인했으나 과학기술 측면에서 어떤 영역에 참여할지 고민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왜, 어떤 전략으로 우주개발에 참여하고 투자할지에 관한 구체적 전략과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는 ‘우주개발본부’와 같은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우주개발을 주도할 의지를 들어내고 있어 향후가 기대된다.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지구를 벗어나기 위한 발사체 기술과 우주를 여행할 탑제체(위성)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가 개발한 나로호는 100kg 급 위성을 싣고 지구저궤도에 보낼 수 있는 발사체였고 누리호는 1.5t급인 발사체 기술이다.

일찍이 위성기술을 조금씩 확보하고 있던 터라 발사체 개발은 전략적으로 맞는 순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가성비다.

선진국은 발사성공율이 이미 95~98%이고 단가는 위성 1kg당 약 2000만원 정도가 들어 1t 위성은 약 200억원이 필요하다.

누리호의 경우 현재 1kg 당 7000만원으로 약 3배가 높다.

스페이스X는 대량생산과 재사용으로 약 300만원까지 줄였다. 직접경쟁이 되지 않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까?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그중에 국제사회 참여와 관련한 국가전략적인 선택지를 넓혀주면서도 동시에 국내 산업과 기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서 우주생명과학이 부상하고 있다.

우주환경과 지구환경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력과 우주방사선의 유무이다.

강력한 우주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지식이 없이 인류가 광활한 우주로 나갈 수 없다.

중력에 의한 생명체의 생명유지 메카니즘과 진화 등에 관한 이해 없이 우주개발은 꿈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장기간 우주에 살게 되면 골손실, 근육쇠약, 면역시스템의 변화, 적혈구의 감소에 따라 암발생확율이 증가된다. 지구환경에서와 같이 우주환경에서 효능있는 치료제의 개발은 우주시대에 이제 필수가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우주생명과학과 우주의약분야의 연구개발과 전략정책이 일부 개인연구자 수준에서 창의연구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이를 정부차원에서 미래 우주개발의 한 분야로 선정하고 적극적 지원과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우주에서 인류의 생존과 활동생태계를 확충하기 위해 우주생명과학과 우주의약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는 우주개발 후발국가로서 전략적으로 유효하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거주하는 우주인들이 김치와 같은 한식기반 우주식을 크게 호평했다는 후담은 우리에게 많은 기회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미 K-바이오로 일컫는 생명과학 기술은 코로나진단기술과 제품은 효능과 정확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바이오벤처기업들의 신약개발 후보물질들 수조원에 달하는 기술이전료를 받고 글로벌제약기업에 수출되는 등 글로벌 수준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생명과학 기반을 우주생명과학과 우주의약 기술개발에 활용한다면 우주개발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신산업을 위한 커다란 의미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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