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련 청주시 흥덕구 하수관리팀장

하수가 뭐죠?라고 물었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구정물, 냄새, 화장실 오물 등을 떠올리며 쓰고 버린 것, 더러운 거라고 대부분 사람들은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하수’는 더럽기만 한 건가?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일터로 출근하여 저녁에 퇴근해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많은 물을 마시고 사용한다. 우리가 사용한 물의 90% 정도는 오수로 전환되어 하수도를 통해 배출된다.

청주시 기준으로는 매일 약 30만 4000t의 하수가 발생되고 있다. 이런 하수는 건축물 내 배수설비 및 개인하수처리시설을 통해서 도로 내 공공하수관로로 유입되고 공공하수처리시설까지 이송돼 처리 과정을 거친 후 하천 등 인근 공공수역으로 방류된다. 덕분에 우리는 항상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하수도가 정비되지 못한 과거에는 주거지역 주변으로 항상 악취 나는 하수가 흘렀으며 하수로 인한 토양, 지하수, 하천 등이 오염되어 수인성전염병(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A형 간염 등)이 급속히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발생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하수도가 정비되면서부터는 이런 상황들이 점차 줄어들었고 하수도에 대한 인식 또한 바뀌게 됐다.

과거 하수도 정책은 하수를 집수하여 잘 처리하는 거였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하수를 처리의 대상이 아닌 활용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하수 열을 이용한 난방공급 시설", "하수처리수를 재사용하는 공업용수 및 도시재이용수", "하수슬러지를 이용한 재생에너지", "하수처리수를 이용한 하천 및 바다 수질개선용수"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하수는 지속적인 도시발전의 원천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수질오염총량관리제도를 시행하면서 지자체마다 오염물질 총배출량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발사업으로 인해 정해진 오염물질 총배출량을 초과할 시에는 개발사업 자체가 허가되지 않고 있다. 즉 도시발전이 멈춰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녹지 및 생태공간 확보 등과 같이 여러 오염물질을 저감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그중 하수도를 확충 보강하는 방법이 가장 경제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되고 있다.

하수도의 중요성은 여름철 잦은 집중호우로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호우시 도시지역 우수는 지상의 집수시설을 통해 도로에 매설되어 있는 공공하수관로로 유입되어 인근 하천 등으로 유출되게 된다. 이와 같이 호우시 우리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 주는 도시지역 우수 배수시설은 하수도가 유일하다.

따라서 그 중요성 때문에 하수도 관련 정부예산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기후변화에 발맞추어 하수도 설계기준 변경 등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렇듯 하수는 더러운 것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미래의 자원이고, 도시를 지속 발전할 수 있게 해 주며, 우리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 주는 소중한 자산이다. 또한 하수를 이용한다는 것은 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에 고통받는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중요한 하나의 방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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