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파 속 선별진료소
대전·충남지역 한파경보에도
길게 선 코로나 검사 대기 줄
패딩·목도리에 핫팩도 동원
난방 시설도 소용없는 추위

▲ 26일 오후1시 대전시 선별진료소 앞, 선별진료소를 찾아오는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 입김을 불며 거리두기를 준수한 채 서있다. 사진=강순익 기자

[충청투데이 강순익 기자] "어우 너무 춥죠, 기다리는 시민들, 봉사자들, 의료진들 다들 고생이 많습니다."

대전·충남지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26일.

대전·충남지역에는 이날도 어김없이 선별진료소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고생이지만 의료진, 심지어 자원봉사자들도 최강한파가 몰려든 날에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분주하기만 하다.

이날 오후 1시 대전 시청남문 광장 임시선별진료소.

선별진료소 자원봉사자 A(63)씨는 몰려드는 시민들을 맞이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A씨에게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는 사치일 뿐 고작 5분마다 손을 비비는 일만이 A씨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이다.

오히려 매서운 추위에 기다리는 시민들과 또 다른 적인 추위와 싸워야 하는 의료진들을 더 걱정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A씨는 "옷을 겹겹이 껴입어도 금방 추워진다"라며 "진료소에도 난방과 시설이 마련됐지만 날씨가 너무 춥고 바람이 너무 쎄다. 우리도 걱정이지만 강추위에 기다리는 시민들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저마다 두꺼운 패딩에 목도리까지 중무장한 상태였지만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한 부모는 아이들 손에 핫팩을 쥐어주며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온갖 수단을 동원해보지만 빨리 검사를 끝내고 돌아가는 시간만 기다릴 뿐이다.

70m가량 길게 늘어선 줄에는 50여명의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매서운 칼바람탓에 체감상 그 줄이 줄어드는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검사를 받기 위해 온 한 시민 B(26)씨는 "오늘 역대 최강한파라는 이야기를 듣고 선별진료소에서 기다리는 것이 두려웠는데 실제 기다려 보니 정말이지 손발이 꽁꽁 얼 정도로 너무 춥다"며 "나도 고생이지만 여기서 근무하시는 방역관계자들 모두 너무 고생한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의 한 선별진료소도 대전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휴일임에도 코로나 확진자 접촉 등으로 선별진료소를 찾는 도민들의 발길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충남 보령시 선별진료소 한 관계자는 "방문하신 분들 중에 두꺼운 털옷에 귀마개, 모자까지 싸매신 분들이 여럿 보였다"며 "진료소에도 난방시설이 충분한 상황이지만 날씨가 많이 추워 보강이 필요한 듯 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찾아온 최강한파로 충청지역 선별진료소들마다 추위라는 또 다른 적과 싸웠다.

하지만 충청지역민들 모두 코로나가 종식되는 따뜻한 봄날이 하루속히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강순익 기자 netprofit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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