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올해도 외부 FA(자유계약)영입이 없이 시장에서 조기 철수한 한화 이글스를 향한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한화 팬 일동은 지난 15일부터 서울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내 청문회 개최를 목표로 시위를 지속할 예정이다.

소위 ‘보살’로 불릴 정도로 구단에 대한 신뢰가 강했던 한화 팬들이 분노한 이유는 FA 시장에서 드러난 쇄신 의지 부족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달 27일 주전포수 최재훈과 재계약하며 FA 1호 계약에 성공한 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시장에서 철수했다.

팬들이 기대하고 야구계가 예상했던 것과 다른 행보였다.

올 시즌 한화 외야진의 승리기여도(War)는 마이너스 3.81로 단일 시즌 기준 역대 팀 최하위에 머물렀고, 이번 FA 시장엔 김재환, 박건우, 나성범, 박해민, 김현수, 손아섭 등 국가대표 경력을 갖춘 거물급 외야수가 대거 풀렸다.

팀의 가장 큰 약점을 메울 자원이 풍부하게 등장한 상황, 하지만 한화는 어느 팀보다도 가장 빠르게 발을 뺐다.

김재환(두산), 박건우(두산→NC), 나성범(NC→KIA), 박해민(삼성→LG) 등 거물급 외야수를 한 명도 영입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 어느 팀보다 전력 보강을 위한 공격적인 움직임이 필요했지만 구단의 소극적인 행보에 팬들의 실망과 분노가 커진 것이다.

한화팬은 “한화는 지난해에도 외야가 약해 두산의 정수빈을 FA 영입하려고 했다. 구단도 외야 보강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아예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 허탈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화구단 측은 올시즌 정은원-하주석-노시환의 리빌딩 완성을 바탕으로 내년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플레이타임을 보장해 여느팀보다 젊고 저력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구단 운영을 함에 있어 좋은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팬들과 같은 생각이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좋은 팀을 만들겠다는 방향성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팬들은 한화구단측의 구단 운영방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길 원하고 있다.

팬 일동은 “2010년부터 성적이 부진한데 한화그룹의 투자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한화는 2016년부터 외부 FA 영입을 한 건도 체결하지 못했다”며 “리빌딩 뒤에 숨어 성적 개선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아닌지 의구심까지 든다”고 비판했다.

몸을 풀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몸을 풀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