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아르헨티나 전설을 모티브로 1970년대에 제작된 ‘나자리노’라는 영화가 있다. 슬픔을 간직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영화와 더불어 When a child is born이라는 주제곡은 세대를 아우르며 일부만 들려줘도 아 이 음악! 하고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가사를 살펴보면 감동은 더한다. 한 아이가 태어날 때 하늘에는 희망의 빛이 비치고 작은 별도 높은 곳에서 빛나며(중략) 멀지 않은 미래에 눈물이 웃음으로 증오가 사랑으로 전쟁이 평화로 변할 것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심지어 물고기들은 바다를 조용히 헤엄치고 바람조차 나뭇가지에 조용히 속삭인다며 한 아이의 탄생이 얼마나 축복받아야 하는지 경건하기까지 하다.

최근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9월까지 출생아 수는 20만 3480명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누적 출생아수는 26만여 명으로 2019년 30만 2676명, 2020년 27만 2337명에 있어 최저 출생아수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생 자체를 축복받아 마땅한데, 보호자들은 낳기도 힘들지만 키우기는 더 어렵다고 호소하는 요즘이다. 민·관이 출산을 장려하려 제도 보완에 노력하지만, 안타깝게도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요인은 별다른 반전 요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여전히 차별받는 아동들이 있으며 끊임없이 접하는 사건·사고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아동은 권리 주체자로서 소유물이 아니라며 때리지 말고 방임하지 말라는 외침에 무엇이 바뀌었을까? 그저 우리 지역이 아니면 내 자녀가 아니면 되는 이기주의는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일반가정의 아동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 전 한 포럼에서 "아이들을 밤늦게까지 돌보아 줄 테니 안심하고 일하라고 하지 말고, 최소한 오후 5시 전에 부모 중 누군가는 퇴근을 해서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아 줄 수 있는 양육환경이 절실하다."는 보호자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올 한 해 민간 아동복지기관에서는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아이들은 사랑받을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아동·청소년은 미래의 주인이요 꿈이요 희망입니다. 세상을 위한 좋은 변화 (Good Change For The World)등 아동 친화적 슬로건을 내세우며 현업에 매진했다.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지원과 회복에 최선을 다했고, 민법 915조 징계권 폐지 성과와 아동 대상 범죄를 예방하자며 아동 권익 향상을 위해 뜻을 모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출산과 양육을 감당하는 보호자, 열악한 환경에서 늘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종사자 그리고 만물의 축복 속에 태어났음에도 더 많은 사랑과 행복을 선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It must come true, sometime soon somehow라는 나자리노 주제곡 가사 일부를 전해 본다. 좀 더 나은 환경이 언젠가 곧 어떻게든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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