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구세군 충청지방본영 홍보담당사관

작금의 이 나라 상황이 새롭게 지도자를 선출해야 하는 때여서 모든 관심이 그곳에 가 있다. 유력한 이들은 "공정과 정의로 나라를 바르게 세우겠다."고들 한다.

여기에 이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회복지 방면에서 바라보는바 현실에 상황은 관심과 공감이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또 때도 때가 아닌가. 나를 돌아보고 이웃을 돌아보며 한 해를 마무리 하고 또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해 보면 좋겠다.

춘천에서 작은 교회와 지역아동센터를 겸해 일하던 때다. 지역아동센터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이용하는 사회복지시설로 그때나 지금이나 열악했다. 그곳 아이들의 가정을 방문해 보니 역시나 스스로 숙제나 공부를 할 형편이 안 돼 보였다.

그 모습이 어릴 적 책상 하나를 형과 둘이 써야 하는 나의 가정 형편과 오버랩 됐고 무언가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희망 공간 만들기’다. 방 한쪽을 아이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자는 생각에 책상이며 옷장 등을 만들어줬고 지역 봉사 팀과 연결하여 도배며 장판을 깔아 주면서 근사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 시작은 작은 관심이었다. 지역아동센터에서만 아이들을 돌보면 됐지 가정까지 오지랖도 넓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발견하게 된 아이의 환경은 나의 어릴 적 결핍을 생각나게 했고 아이의 현재를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주머니를 뒤져 재원을 마련하고 그 일을 함께할 이들을 주변에서 찾게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역아동센터 일을 해 보고 싶었다. 위에서 언급한바 지역아동센터는 사회복지시설 중 환경이나 운영, 일하는 복지사의 처우가 가장 열악한 곳 중 하나이다. 늘 안타깝게 생각했던 부분 하나는 그곳을 방과 후에 이용해야만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었다.

센터에 오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오기 싫은 데 와야만 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나는 금방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가정에 갈 수 없는 상황에 와야 하는 곳이 지역아동센터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지역아동센터를 가정을 느끼게 해 주는 곳으로 바꾸어 줄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맘 편한 꿈 다락’이다.

아이들이 숨을 수 있는 다락, 작은 아이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기존 한 층을 둘로 나누고 책을 보거나 잠을 잘 수 있는 숨바꼭질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이었다. 그해 전국을 돌며 가장 열악한 곳 지역아동센터 12곳을 선정해 현장 맞춤으로 밤을 새워 시공했다. 완성이 된 날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우리들이 노는 곳을 이래요!"라며 한껏 자랑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시작 또한 작은 관심에서부터였다. 아이들의 풀죽은 표정 속에서 집에 가서 놀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공감한 어른들이 아이들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 공간은 비단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함께한 모두의 동심이 공존하는 공감의 공간이라 소개하고 싶다.

위 두 경험적 사례에서 보듯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공감이 아닐까? 비단 사회복지 방면을 넘어서 말이다.

곳곳에 자선에 종소리가 울리고 있다. 구세군은 12월 31일까지 거리에서 이웃들을 향한 마음을 나눌 예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관심과 공감이 필요한 2021년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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