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울렛, 미납된 지역상생금 20억원 두고 市와 이견
지역협력계 세부과제 1차 점검 결과 18개 중 11건만 완료
신세계백화점 지역환원금 일회성 지출키로… 효과 미지수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현대아울렛, 신세계백화점 등 대전에 입점한 거대 유통공룡들의 소상공인 지원금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차액을 지급하는데 있어 지자체와와 줄다리기 중인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사용처를 결정하지 못하며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만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당초 대전시와 지역 환원금 60억원을 약속했다.

현재 60억원 가운데 40억원만이 지역균형발전기금으로 포함된 상태인데 나머지 20억원을 놓고 대전시와 이견을 보이는 상황이다.

현대아울렛은 개점 후 1년 반가량 개별적으로 지역 중소 상인을 위해 사용된 돈을 20억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인데 대전시는 협의가 없었다며 미납액 전부를 지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최근 대전시는 5명의 변호사에게 법적 자문을 구하기도 했는데 이중 3명은 무조건 협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자문했으며 나머지 2명은 갈등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균형발전기금으로 포함된 40억원의 경우에는 전체 기금 350억원 중 일부로 편입돼 정확히 지역 소상공인에게 어떤 명목으로 사용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대아울렛이 점포 등록 전 유성구에 제출한 지역협력계 세부과제 역시 코로나19 등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으로 완료되지 못한 부분들이 존재했다. 지난 6월 유성구가 1차 점검한 결과 3개분야(△중소상인 상생협력 △지역경제 기여활동 △기업의 사회적 책임) 18개 과제 중 이행을 완료한 건은 총 11건으로 확인됐다.

지역상권 변화 연구 및 대응방안 마련, 유성구 중소상인을 위한 플리마켓,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 서비스&마케팅 교육, 지역축제, 지역 우수기업 홍보 및 지역인재 매칭 지원 등이 아직 이행되지 않았는데 현대아울렛 측은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시 즉시 이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성구는 13일부터 오는 23일까지 2차 점검기간을 갖고 연내 결과를 보고할 방침이다.

대전마케팅공사 곳간에 3년여간 잠들어 있는 신세계백화점 지역환원금 80억원도 골치다.

이 건은 거꾸로 사용처가 불명확해 돈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케이스다.

최근 난상토론 끝에 사용주체인 대전마케팅공사는 방역물품 지원, 축제 개최, 문화예술거리 조성 등으로 활용처를 압축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울며 겨자먹기 식 일회성 지출이 지역 상생에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 올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일련의 행태를 놓고 당초 지역환원금에 대한 목적과 지급방식, 사용주체, 환원 대상 등을 명확히 하지 않은 것 자체를 문제로 꼽으며 탁상행정의 난맥상으로 비유했다.

한 지역 자영업자는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식이다 보니 결과적으로 피해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보게 됐다"며 "기본적으로 유통업체들은 ‘돈 줬으니 끝, 지자체는 돈 쓰면 끝’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에 진정한 지역 상생의 길은 찾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충청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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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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