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택 청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코로나 19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청주의 어디선가는 끊임없이 전시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술에 대한 인식, 태도와 그 문턱이 낮아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예술품을 즐기기 위해 미술관, 공연장을 찾는다. 그러나 예술에 대한 향유와 참여, 소장 등은 또 다른 고민을 낳는다. 향유는 가능하나 그것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 그것이 해결되면 더 많은 참여와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시, 공연에서 ‘현대’라는 단어가 같이 등장하면 뭔가 어려운 느낌이다. 현대라는 컨템퍼러리(contemporary) 사고를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냥 쉽게 접근하려면 ‘함께(con)’와 ’템포(tempo)’라는 지금(now)의 예술 현상이라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이 현대 예술은 지금 이전(pre)과 지금 이후(post)의 사고와 그 결과물과 어울리며 존재한다. 특히 미술에서 현대가 주는 어려움은 더욱 커보인다.

예술 감상은 정답을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그럼에도 미술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그 작품에 대해 논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갖는다. 예술이 돈 있는 사람들의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친근한 문화매체로 자리매김하였다면, 이제 우리도 현대미술을 감상하는데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현대미술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있고 우리가 하고 있는 미술이기 때문이다.

사이먼 몰리는 일곱 가지 시선(seven keys : 역사적 이해, 전기적 이해, 미학적 이해, 경험적 이해, 이론적 이해, 회의적 시선, 경제적 가치)으로 현대미술을 보면 우리를 예술과 그 개념에 한층 더 가까이 데려다 줄 것이라 한다. 이것에 비추어 몇가지 예술을 이해하는 포인트를 알 수 있다.

먼저, 자주 찾는 것이다. 예술이 어렵고, 나와 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꾸준히 눈에 들어오게 하고, 관심을 가지면 언젠가 눈이 트이고 귀가 열릴 것이다.

다음으로, 자신의 느낌에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 작품, 작가에 대한 정보에만 치우치거나 전문가의 해설에만 의존한다면 수동적인 감상자로 머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에 대해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편안하게 즐기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좋아하는 작가를 한 명씩 늘려가는 것이다. 작가가 살아온 시대상을 이해하고, 그의 인생을 들여다볼 때 작품 속에 드러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삶을 작품을 통해 이해함으로써 그의 스토리가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술 속으로 들어가 직접 참여해 보는 것이다. 다양한 예술 작품 중에서 참여형 공연, 체험형 미술 등을 경험해 보며 즐기고 감상하는 것은 예술을 만나는 좋은 방법이다. SNS를 통해 자신이 다녀온 전시나 좋아하는 작가들, 예술 작품에 대한 해설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도 또 다른 적극적인 참여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예술의 현장은 단순히 전시 공연의 장소만이 아닌 제시된 전시품과 공연 행위에서 또 다른 창조의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다. 이제는 ‘코로나 일상’에 맞게 그동안 주춤했던 예술 공연, 전시 등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때이다. 예술을 가까이 하는 것은 예술이 주는 위로와 감동으로 현실에서의 고단함, 답답함을 타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을 즐길 수 있기를, 친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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