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 등 저렴한 음식도 인상
두달째 물가상승률 3% 돌파
농축수산물 가격 8%나 올라
한번 오른 물가, 인하 힘들어

식료품 비주류 음료 물가 상승률 추이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식료품 비주류 음료 물가 상승률 추이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치솟는 외식물가에 직장인과 서민들의 한숨만 커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국밥과 백반, 김치찌개 등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음식들까지 줄줄이 가격이 인상되면서 외식물가 도미노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지역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일부 유명 국밥집들은 이달 1일부터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서민들의 빈 속을 채워주고, 주당(酒黨)들의 속을 달래주던 ‘해장국’까지 가격 인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또 ‘집 밥’ 느낌에 자취생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가정식 백반과 김치찌개 등의 외식물가마저 8000~9000원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면서 1만원 시대를 눈 앞에 뒀다.

대전 서구의 한 국밥집 대표는 "고기부터 채소, 인건비까지 뭐 하나 안 오르는게 없어서 부득이 가격인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식물가가 치솟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는 올 한 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 등이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수요 감소와 경기침체 여파에 손님이 줄어들까봐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했는데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는 게 요식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지난 11월 대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8.39로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했다.

10월과 11월에는 두 달 연속으로 물가상승률이 3%를 돌파, 농축수산물 가격은 8.0%나 올랐다.

실제 지난해 11월 6만원이던 소고기 한우등심 1등급 600g은 7만 8000원(30%), 돼지고기 삼겹살은 1만 2000원→1만 3200원(10%), 깐 마늘 100g은 1000원→2000원(100%), 밀가루 1㎏은 990원→1600원(38.1%), 식용유 1.8ℓ는 5000원→6250원(25%, 도마큰시장기준 ‘주요 생필품가격’) 등으로 올랐다.

대부분의 식자재 가격들이 크게 오르면서 밥상물가뿐 아니라 외식물가 인상에도 크게 작용한 것이다.

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등을 앞두고 구인난에 인건비 부담이 증가한 점도 외식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더욱 우려되는 점은 외식물가는 한 번 오르면 물가가 하락해도 가격이 인하되는 것은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직장인과 서민들의 삶만 더욱 고달퍼 지는 셈이다.

직장인 유 모(40) 씨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 즐겨찾는 메뉴들이다보니 1000원이 올랐어도 체감상으로는 훨씬 크게 느껴진다"며 "퇴근후 동료들과 국밥에 소주 한 잔 하는 게 소소한 낙이었는데 가격이 올라 이제는 먼저 말하기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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