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연 천안와촌초등학교 교장

우리가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일의 중요도와 책임감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는지 망설일 때가 있다. 가족이나 친구 관계, 집안일, 직장 업무, 자기개발 등 모든 것을 다 하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이 하루 동안에 해야 할 일들을 모두 하려면 44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루 24시간보다 20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며, 잠자는 시간을 빼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일의 순서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생활에는 순서가 있고, 급한 불만 끄면서 살면 절대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족한 시간 속에서 삶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삶의 순간들은 굉장히 복잡하게 풀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순서대로 하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느 요리연구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그의 해결책 제시가 일을 쉽게 푸는 경우를 보았다. 그의 해결책은 비법이나 조리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조리법과 양념 재료에 조리 순서만 바꾸게 한다. 결과적으로 그 가게는 줄을 서 먹는 집으로 대박이 난다.

똑같은 일을 하였는데도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을 실패한 것은 일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순서가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까지도 달라지게 한다.

더하기와 빼기, 곱하기와 나누기의 사칙연산의 경우를 보자. 2+3×4를 구해보면 그 값은 순서에 따라 20 또는 14로 다르게 나온다. 연산을 틀림없이 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다르게 나오는 것은, 더하기와 곱셈을 어떤 순서로 했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즉 순서가 옳은지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우선순위의 규정이 바른지 한번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순서가 인생의 어려움과 답답함을 생각보다 쉽게 풀리게 해주기 때문이다. 인생의 가치는 삶의 열정과 에너지의 순서를 보면 엿볼 수 있다. 순서를 잘 정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코비는 일의 순서를 중요함, 급함, 덜 중요함, 덜 급함 등의 네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급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급한 일만 하는 사람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허접한 인생을 살기 쉽다는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급한 일에 쫓기지 말고 중요한 일을 우선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위드 코로나로 일상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그 기대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나고 확진자가 생기면서 긴장을 주고 있다. 바람에 스쳐 지나가듯 큰 피해 없이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온전한 회복을 위한 준비를 생각해 본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한 생활 속에서 일상을 잃어버리거나, 막히고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회복은 시간이 되고 때가 되면 거저 당연한 듯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회복은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어느덧 겨울이 다가와 쌀쌀한 아침 공기가 코끝을 시리게 하고, 나뭇가지는 애써 달려있던 단풍잎이 거리 위로 나 둥글면서 앙상함만 남기고 있다. 추위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대비한다. 교육 회복을 위해 학교에서도 준비기, 안착기, 총력기, 정착기로 이뤄지는 단계적 준비를 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움츠리며 피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회복은 바쁘고 다급한 것보다는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 교육적 필요가 우선돼야 한다. 완전한 교육 회복으로 아이들이 활짝 웃으면서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희망을 노래하던 활기찬 일상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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