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택견교실
유아들 호응 높아 시간 늘려
어르신들도 부담없이 배워
근대 발생지 충주 택견원서
인간문화재 만나는 경험도
전국택견한마당 27일 열려
참여자들 배웠던 실력 뽐내

▲ 대덕구 노인지회 노인들이 택견을 배우고 있다.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올해 대전에선 무형문화재 제76호인 택견의 저변 확대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 사업 선정에 따라 유아, 장애인, 노인 대상 택견교실은 물론 1박2일 택견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동이 펼쳐진 것이다. 지난 주말엔 전민동 엑스포근린공원에서 슬기로운 택견교실 참여자와 함께 하는 전국택견꾼들의 택견한마당이 열리기도 했다. 직접 몸으로 택견을 배운 사람들은 하나같이 ‘행복해요’, ‘더 하고 싶어요’라고 입을 모은다. <편집자 주>

◆시민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택견교실

‘시민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택견교실’은 아직 학령기에 접어들지 않은 어린 유아부터 인생 제2막을 살아가는 노인까지 양극단의 연령대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아 대상 택견교실은 지난 5월~이달 중구 해밀어린이집에서 진행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안순훈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장이 어린이집을 찾아 6~7세는 1시간, 5세는 30분 택견을 전수하는 방식이다. 유아기엔 20분이 활동 시간으로 적당하나 원아의 열렬한 호응에 시간을 2배 이상 늘리게 됐다는 것이 어린이집의 설명이다. 이미숙 해밀어린이집 원장은 "유아가 ‘오늘 낙법 빼먹었어요’하면서 아쉬움을 보이니 점점 시간이 늘었다"며 "조그마한 유아들이 명상한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택견교실 운영으로 해밀어린이집 유아들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정기적인 활동으로 신체를 단련하는 것은 물론 택견의 가치인 예정도 함양해 전인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또 같은기간인 지난 5월~이달 대덕구 노인지회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택견교실이 열리고 있다. 매주 월요일 안순훈 지부장이 노인지회를 방문해 택견을 알리고 전수하는데 직선적인 여타 무술과 달리 택견은 곡선의 성격이 강해 노인들이 부담 없이 즐기고 있다.

▲ 택견캠프에 참가한 유아들이 택견 시범을 감상하고 있다.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 제공
▲ 택견캠프에 참가한 유아들이 택견 시범을 감상하고 있다.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 제공

◆어울리며 힘차게 나아가는 택견교실

택견교실 참여 기회는 당연히 장애인에게도 열려 있다. 지난 6월~오는 12월 매주 월요일 대덕구 발달장애인활동센터에서 ‘어울리며 힘차게 나아가는 택견교실’을 명칭으로 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문화재를 향유할 기회가 적은 장애인을 위해 택견의 가치를 알리고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안순훈 지부장도 처음엔 활동이 가능할지 반신반의한 심정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누구보다도 이들을 만나는 매주 월요일이 설렌다고 말한다. 안순훈 지부장은 "5월까지만 해도 소통은 물론 서로 눈 마주치는 것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웃으며 농담도 한다. 호탕하게 웃으며 택견을 하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기쁘다"고 전했다. 이밖에 지난 10월~오는 12월엔 매주 화요일 유아교사와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택견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해밀어린이집, 대덕구 노인지회, 대덕구 발달장애인활동센터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기관으로 택견의 저변이 확대하는 취지다. 안순훈 지부장이 없어도 택견 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인간문화재와 함께 하는 택견캠프

‘인간문화재와 함께하는 택견캠프’는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택견을 배운 사람이든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택견의 근대발생지인 충북 충주의 택견원을 찾아 인간문화재 정경화 선생을 만나는 활동이다. 택견캠프는 애초 1박2일로 계획했으나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감안해 이틀 모두 당일치기로 변경됐다. 11월 12일 40명, 13일 51명이 참여해 △충주택견시립단 공연 관람 △택견 영상 관람, 정경화 선생에게 배우는 택견체험 등의 활동이 진행됐다. 정경화 선생은 택견의 가치를 배우러 충주까지 온 유아에게 택견의 역사와 무예적 개념도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정경화 선생은 "움직임 없이 집중하여 택견 공연을 바라보고 택견을 즐기는 유아들을 보니 이들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하게 자라 대한민국을 짊어질 훌륭한 일꾼이 되리라고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 제공 해밀어린이집 원아들이 택견을 배우고 있다.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 제공
▲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 제공 해밀어린이집 원아들이 택견을 배우고 있다. 한국택견협회 대전지부 제공

◆택견교실 참여자가 함께 하는 전국택견한마당

생생문화재 사업의 피날레라 할 수 있는 ‘택견교실 참여자들과 함께하는 전국택견한마당’이 이달 27일 전민동 엑스포근린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오후 5시30분~6시50분 본 공연이 펼쳐졌는데 △65세 이상 노인의 몸 살리는 택견 △장애인과 함께하는 마주걸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택견 시범 등 택견교실에 참여했던 노인과 장애인들이 그동안 배운 택견 실력을 뽐냈다. 해밀어린이집 유아들도 택견의 기본기와 상대를 넘기는 걸이기술, 낙법 등 난이도 있는 동작을 선보이며 애기 택견꾼의 모습으로 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택견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기본동작, 마주메기기, 쓰임새 순으로 연결된 수련 과정을 보인 것도 이색적이었다. 택견인간문화재의 화려한 몸짓, 군무, 결련수(살수), 육모술 등이 이어지며 무술로서의 택견의 매력을 여실 없이 뽐냈다. 공연 전인 오후 3~5시엔 일반 시민을 위한 택견 체험활동이 진행됐다. 활쏘기, 낚시걸이 배우기, 발차기 같은 택견의 상징 동작을 직접 해보며 국내 전통 무예의 멋과 즐거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안순훈 지부장은 "택견의 참여 문턱이 낮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생생문화재 사업을 진행했다. 유아, 노인,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의 건강하고 밝은 삶에 택견이 함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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